[수원=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국민 유격수 출신 박진만 감독이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둔 후라도를 향해 모자까지 벗고 깍듯하게 인사를 건넸다.

9이닝 동안 KT 타선을 상대로 볼넷과 몸에 맞는 볼 없이 단 2피안타로 경기를 책임진 후라도는 포수 강민호와 뜨거운 포옹을 나눈 뒤 호수비로 자신을 도와준 야수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시즌 두 번째 완봉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포수 강민호는 마운드에 모두 모이자 후라도를 가운데로 밀어 넣었다. 야수들은 완봉승을 거둔 선발 투수 등짝을 양손으로 두들기며 격하게 축하해줬다.

믿고 쓰는 선발 후라도가 1회부터 9회까지 경기를 끝까지 책임지자, 박진만 감독은 고생한 에이스에게 진심을 담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2연패 빠져 있던 팀을 구한 건 믿고 보는 에이스 후라도였다. 2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삼성의 경기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후라도는 경기 초반부터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이닝을 빠르게 정리했다.

선발 투수에게 가장 어렵다는 1회. 삼성 선발 후라도는 KT 김민혁, 로하스, 안현민을 상대로 볼 6개로 이닝을 정리했다. 2회 2사 이후 허경민이 9구 승부 끝 안타로 출루했지만 후라도는 김상수를 삼진 처리했다.

삼성 선발 후라도는 3회부터는 언터처블 모드였다. 3회부터 7회까지 단 1명의 타자도 1루 베이스를 밟지 못했다. 이날 후라도는 한 마디로 긁히는 날이었다. 마음먹은 곳에 직구와 변화구 모두 정확히 꽂아 넣으며 빠른 템포로 타자들을 공격했다.

6회까지 KT 선발 소형준 호투에 막혀 타선이 침묵하자 박진만 감독은 득점이 나오길 애타게 기다렸다. 7회 선발 소형준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원상현 상대 1사 2,3루 찬스를 잡은 삼성. 9번 타자 양도근이 간결한 스윙으로 적시타를 날리며 해결사로 등극했다.

8회 디아즈의 적시타로 점수 차를 3대0까지 벌리는 데 성공한 삼성. 투구수가 여유로웠던 후라도가 9회 투구를 준비하는 사이 타선이 폭발하며 어느새 점수 차는 11대0까지 벌어졌다.

넉넉한 점수 차 속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후라도는 맞춰 잡는 피칭으로 황재균, 안치영, 강백호를 범타로 돌려세우며 완봉승을 거뒀다.

폭염 속 경기 끝까지 자신의 볼을 받아준 포수 강민호에게 다가가 뜨거운 포옹을 나눈 선발 후라도는 동료들의 격한 축하에 활짝 웃었다.

주장 구자욱은 개인 통산 2번째 완봉승을 거둔 후라도를 가장 앞자리로 안내했다. 팬들 환호에 웃으며 인사를 건넨 후라도를 기다리고 있던 박진만 감독은 모자까지 벗고, 고개를 숙였다. 필요한 순간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친 에이스를 향한 예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