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진짜 한화 투수들을 상대하면, 메이저리그 투수들 상대하는 것 같아요."

KBO 통산 최다 홈런 기록 보유자인 SSG 랜더스 최정은 리그 최강 성적을 기록 중인 한화 이글스 투수들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했다. 지난 27일 대전 한화전에서 문동주를 상대로 연타석 솔로 홈런을 쳐서 팀의 3대2 승리를 이끌었지만, 그에게도 한화 투수들은 까다로운 상대.

이날 선발 투수였던 문동주는 4일 휴식 후 등판인데도 최고 159km의 초강속구를 뿌렸고, 고졸 신인인 정우주는 전날 불펜으로 등판해 155km의 빠른공을 던졌다. 마무리 김서현 역시 최고 구속이 160km에 육박한다.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 역시 더이상 표현할 수식어가 없을 정도로 올 시즌 좋은 활약으로 팀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최정은 "한화 투수들을 상대하면, 진짜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상대하는 것 같다. 공들도 다 너무 빠르고, 다 완벽하다. 그래서 좀 내려놓고 마음 편하게 타석에 서서 타이밍 맞춰 인플레이 타구를 친다는 생각으로 임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좋은 투수들이 많다고 해서 모든 경기를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날 한화는 문동주가 7이닝 2실점으로 위력투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타선이 응답하지 않으면서 패했다. 그러나 올 시즌 한화의 선두 질주의 밑바탕에 이런 투수들의 존재가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특히나 후반기 한화 불펜에서 주목해야 할 투수가 바로 고졸 신인 정우주다. 지난 6월 11일 엔트리 말소 후 약 한달간 2군에서 재조정을 거친 정우주는 후반기 등판한 3경기에서 4⅔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고 있다. 해당 이닝 동안 볼넷 허용은 단 1개. 제구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 정면 승부로 위력적인 공을 뿌린다.

지난 26일 대전 SSG전에서도 비록 팀이 2-8로 지고있는 8회초 1사 1,3루 위기 상황에서 구원 등판했지만, 희생플라이 타점 허용 외에는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 이날 정우주는 최고 155km 강속구를 뿌렸는데, 이를 상대한 SSG 선수들은 "마치 돌덩이가 날아오는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한화 김경문 감독도 재조정 후 정우주에 대한 기대치를 더욱 높였다. 김 감독은 "우주가 좋은 공을 던졌다. 2군에 내려갔을 때 변화구 쓰는 연습을 하고 올라왔다. 원래도 정우주는 공 자체를 던질 줄 아는 선수"라며 변화구를 더 정밀하게 다듬고 효과를 보고있는 정우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올해 1년을 마치고 난 다음에 마무리 훈련과 내년 스프링캠프까지 가면 2년차는 또 달라질 수 있다. 이렇게 가다가 확 좋아질 가능성이 많이 보인다. 지금 제가 볼 때는 자기 역할을 충분히 잘하고 있다"며 신인에게 힘을 실어줬다.

메이저리그급 투수들이 즐비한 한화의 팀 상황에서 정우주까지 더 무서운 투수로 거듭난다면 마운드의 힘 자체는 상상초월로 강해질수 있다. 올해 뿐만 아니라 내년, 내후년까지 내다보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전=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