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시장의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을 마치면 최대 6명의 선수가 FA 자격을 행사한다. 주인공은 최형우(42), 양현종(37), 이준영(33), 한승택, 조상우(이상 31), 박찬호(30)다. 이들의 올 가을 및 겨울의 선택이 2025-2026 FA 시장의 전체 흐름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일단 업계에 따르면 2025-2026 FA 시장에서 KIA보다 FA 자격을 얻는 선수가 많은 팀은 없다. 그런데 KIA에서 자격을 얻을 6명의 선수가 전부 FA 신청을 한다는 보장은 없다. FA 자격을 갖춘다고 해서 100% 신청을 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KIA로선 FA 자격을 갖춘 선수들이 최대한 자격 신청을 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FA 신청 선수는 FA 보호선수 대상자에서 자동으로 빠지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FA가 많기 때문에, KIA가 전부 잔류를 시킬 가능성은 그렇게 크지 않다.

그런데 변수가 있다. 올해 KIA가 부진한 시즌을 보낸다. 그리고 FA 자격을 갖춘 6인방 중 상당수가 개인성적이 만족스럽지 않다. FA 시장에 나간다고 해도 가치가 높지 않을 수 있다면, 신청을 고민하다 자격 행사를 안 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현재 6인방 중 이름에 걸맞은 성적을 내는 선수는 최형우와 박찬호 정도다. 만약 FA 신청을 포기하는 선수가 많다면, KIA로선 운신의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그만큼 전력 유출의 가능성이 낮아진다.

어쨌든 예비 FA 6인방 모두 유종의 미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성적보다 KIA의 가을야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다음 자연스럽게 자신의 성적표를 받아들이는 게 맞다. 단, KIA의 가을야구 여부를 떠나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싶다면 어느 정도 욕심을 낼 필요도 있다. FA는 선수를 위한 제도다.

26홀드를 따냈지만, 평균자책점 4.78의 조상우가 가장 중요한 9월을 앞뒀다고 봐야 한다. FA 신청 시 KIA가 절대 놓치면 안 될 양현종은 후반기에 좋은 활약을 펼치지만 평균자책점 4.41이다. 지난 3년간 2~3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한 좌완 스페셜리스트 이준영도 올해는 5.65까지 치솟았다. 세 사람은 누가 말을 안 해도 9월에 팀과 본인을 위해 스파이크 끈을 단단히 묶을 듯하다.

한승택은 올해 1군 등록일수가 23일에 불과하다. 그래도 과거 145일 넘긴 시즌의 남은 날짜,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준우승으로 얻은 10일 등을 더하면 FA 자격을 얻을 전망이다. 확대엔트리에 맞춰 1군에 올라올 경우, 마지막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최형우는 올 가을 가치 측정 자체가 관심사다. 42세인데 여전히 리그 탑클래스 클러치히터다. 115경기서 타율 0.303 20홈런 73타점 OPS 0.924. 후반기에 페이스가 안 좋아도 이 정도다. 숨은 FA 최대어라는 평가도 있다. 여전히 대체 불가다.

박찬호도 112경기서 타율 0.281 3홈런 31타점 24도루 OPS 0.702다. 작년보다 볼륨은 살짝 떨어졌다. 그러나 업계에선 FA 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모을 선수 중 한 명으로 바라본다. 리그에서 이 정도의 공수밸런스와 경험을 갖춘 유격수는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