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돌아온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아스널에 압도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차가운 현실을 깨달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끈 노팅엄 포레스트는 13일(한국시간)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에서 아스널에 0-3으로 패했다.

감독 교체 효과가 전무했다. 노팅엄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7위에 올려놓은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을 아스널과 경기 직전 경질했다. 성적은 훌륭하나 구단주와 관계가 악화됐다는 이유로 결정된 깜짝 해고였다.

노팅엄은 지난 시즌 토트넘 홋스퍼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정상에 올려놓고도 경질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찾았다. 전임 감독과 전술 성향이 완전히 반대라 우려가 컸다.

'프리미어리그닷컴'은 “노팅엄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수비적인 팀 중 하나였고, 포스테코글루의 토트넘은 가장 공격적인 팀 중 하나였다. 새로운 코칭스태프와 기존의 선수들 사이의 전술 철학 충돌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스카이스포츠'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높은 수비 라인, 공격적인 압박, 풍부한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매력적인 공격 축구를 구사한다"면서 "이는 누누 감독 시절 낮은 블록과 역습 중심의 전술과 완전히 대조된다”고 분석했다.

예상대로 단기간에 색깔을 바꿀 수 없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아스널 쪽으로 흐름이 기울었다. 마르틴 외데고르와 에베레치 에제를 중심으로 공격 템포를 끌어올리고 율리엔 팀버와 리카르도 칼라피오리가 좌우 측면에서 높은 위치를 점하면서 노팅엄을 괴롭혔다.

아스널은 전반 7분 마르틴 메리노가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슈팅을 시도해 공격 포문을 확실하게 열었다. 전반 14분에는 에제가 박스 안에서 결정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이번에도 마츠 셀스 골키퍼가 반응했다.

아스널은 악재를 극복했다. 전반 18분 외데고르가 근육 이상을 호소하며 교체 아웃됐다. 그런데도 아스널의 공격 의지는 꺾이지 않았고, 전반 21분 빅토르 요케레스의 강력한 헤더를 통해 분위기를 넘겨주지 않았다. 6분 뒤에는 에제의 슈팅이 골문 옆으로 스쳐 지나가면서 점차 노팅엄의 최후방을 열기 시작했다.

결국 결실을 맺었다. 전반 31분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볼을 마르틴 수비멘디가 오른발 발리슛으로 그대로 꽂아 넣었다. 강력한 슈팅은 수비벽을 가르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고,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노팅엄은 반격을 시도했지만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전반 37분 주축 수비수 무리요가 부상을 당해 니콜로 사보나와 교체되는 악재까지 겹쳤다. 전반은 아스널이 1-0으로 앞선 채 종료됐다.

후반전은 시작과 동시에 추가골이 터졌다. 후반 1분 에제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문전으로 내준 볼을 요케레스가 오른발로 정확히 밀어넣었다. 스코어는 2-0, 아스널이 사실상 승기를 잡는 순간이었다.

점수차를 더욱 벌렸다. 후반 34분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왼쪽 측면에서 감각적인 크로스를 올렸고, 수비멘디가 다시 한 번 문전으로 침투해 헤더로 쐐기골을 터뜨렸다. 두 번째 득점까지 성공한 수비멘디는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이날 경기의 MOM(Man of the Match)으로 자리매김했다.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아스널이 한 수 위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노팅엄은 수비 집중력 부족과 공격 전개 부재를 드러냈다. 해고된 누누 감독 시절 강점이었던 대목이 약해져 사령탑 교체에 더욱 눈길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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