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대전 이정원 기자] "기분 좋게 보고 있어요."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만났던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하주석의 이야기가 나오자 활짝 웃었다. 김 감독은 "하주석이 시즌 초반에 마음고생이 많았다. 지금 본인이 노력한 것이 그라운드에서 나오고 있다. 감독으로서는 기분 좋게 보고 있다"라고 미소 지었다.

하주석은 13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 경기 전까지 84경기 73안타 3홈런 24타점 29득점 타율 0.307을 기록 중이었다. 특히 후반기 타율 0.343에 최근 10경기 타율 0.417로 뜨거웠다.

13일 경기에서도 하주석은 뜨거웠다. 그야말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날 3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특히 9-0으로 앞선 상황에서 키움이 7회초 5점을 가져오며 맹추격했는데, 7회말 하주석이 쏘아 올린 솔로홈런은 키움의 기세를 꺾는 만점 홈런이었다.

후반기 뜨거운 감은 계속 이어졌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0.486(37타수 18안타)까지 올랐고, 9월 타율은 무려 0.542(24타수 13안타)다. 비결이 무엇일까.

13일 경기가 끝나고 만난 하주석은 "변화를 준 부분은 방망이를 바꿨다. 스타일을 바꿨다고 보면 된다. (채)은성이 형이랑 이야기를 하다가, 은성이 형이 줬던 방망이가 있다. 은성이 형이 준 걸로 치는데 느낌이 괜찮더라. 계속해서 치고 있다. 좋은 타구들이 많이 나온다. 또한 2년 전부터 쭉 해오던 루틴이 있다. 꾸준히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이클링 히트에 대한 욕심은 없었을까. 5회 단타와 2루타, 7회 홈런을 뽑아냈다. 8회 다섯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으로 출루했다.

그는 "욕심을 낼 수도 있었다. 그전에 나온 파울 타구들이 안으로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하는데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라고 웃었다. 또한 홈런 상황에 대해 "큰 타구를 치려고 하다기보다 공을 많이 보려고 생각했다. 출루에 목적을 뒀는데, 볼 카운트가 나에게 유리했고 노린 공이 와서 좋게 타구가 나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3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부분이 고무적이다. 2015시즌 4경기 뛰고 기록한 0.300 제외, 단 한 번도 3할 타율을 채운 적이 없다.

하주석은 "3할에 대한 부분도 기분 좋겠지만 더 좋은 건 타격하는 데 있어 나만의 부분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는 게 더 긍정적이다"라고 미소 지었다.

한화는 2위를 넘어 1위를 바라본다. 이날 승리로 1위 LG 트윈스와 게임차를 2.5경기로 줄였다. 2012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입단한 하주석이지만, 가을야구 경험은 2018년 준플레이오프가 유일하다.

하주석은 "프로에 와서 가을야구 경험을 한 번 해봤다. 그때는 짧은 가을이었다. 이번에는 더 길게 할 수 있도록 확실하게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라며 "경기장이 새로 바뀌었는데, 팀이 잘하고 있다. 순위도 좋다.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서 분위기가 가을야구까지 연결됐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