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충분히 경쟁력 있다".

KIA 타이거즈는 가을행이 점점 멀어저가고 있다. 지난주 3승2패의 성적을 거두었다. 연패를 막은 것은 다행이지만 연승을 못했다. 남은 13경기에서 5위 삼성 라이온즈와 3경기 차를 좁혀야 한다. 삼성이 남은 경기에서 6승5패를 한다면 KIA는 10승3패(.769) 5승6패면 9승4패(.692)를 해야한다. 

쉽지 않은 역전가능성이다. 이번주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한화 이글스와 주중 3연전을 갖는다. 한화는 아직 1위의 미련이 남아있다. KIA는 실낱같은 희망을 살리기 위해서는 한화와의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하더라도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다. 전승을 해야 불씨를 이어갈 수 있다.  

선발로테이션은 16일(화) 제임스 네일, 17일(수) 김태형, 18일(목) 아담 올러 순서이다. 네일과 올러는 6~7이닝을 2~3점 이내로 막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 투수전을 벌이면서 타선 대결에서 승기를 잡을 확률은 있다. 결국 운명은 처음으로 선발등판에 나서는 루키 김태형의 어깨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태형은 올해 1라운드 지명을 받은 기대주였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경쟁을 벌였으나 구속 구위 경험에서 모두 밀렸다. 퓨처스 팀에서 선발수업을 해왔다. 14경기에서 승리없이 7패 평균자책점 8.45의 부진한 성적을 거두었다. 150km를 찍던 고교 스피드가 나오지 않아 고생을 했다. 

프로에서 착실한 훈련을 통해 힘이 생겼고 투구 밸런스도 잡히기 시작하자 확 달라졌다. 지난 11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광주경기에서 환골탈태의 투구를 했다. 선발 김도현이 팔꿈치 통증으로 갑작스럽게 강판하자 바통을 이었다. 시즌 5번째 등판이었다. 그런데 최고 구속 152km를 찍어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구단 자체 스피드건에는 153km까지 나왔다. 68구 가운데 19구가 150km를 넘겼다. 평균 148km를 찍었다.

변화구도 슬라이더와 커브에 포크도 던졌다. 4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막았다. 변화구가 예리하게 들어가지 않아 3회 2실점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평가를 받았다. 이범호 감독도 "구위가 상당히 좋았다. 포크볼 등 변화구도 좋았고 스피드도 빨랐다. 갑자기 나간 상황에서 흔들림 없이 던졌다. 그날처럼만 던지면 너무 좋은 상황이 될 것 같다"고 칭찬했다. 

동시에 시즌을 마감한 김도현 대신 선발투수로 발탁을 받았다. 4이닝을 소화하면서 좋은 공을 던진만큼 선발 기회를 쌓게 하려는 사령탑의 의도였다. "개막 초반 밸런스를 잡지 못해 어려워했다. 어제는 스피드와 모든 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앞으로 2~3경기 선발로 나선다. 경험을 쌓는다면 내년에는 충분히 선발 경쟁할 것이다"고 기대도 나타냈다. 

많은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그날처럼 4이닝, 최대 5이닝까지 마운드를 지키면서 경기를 만들어주면 100%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다.  더군다다 이날 한화의 선발투수는 코리안몬스터 류현진 가능성이 높다.  20년차 한국 최고의 투수와 맞대결을 갖는다면 김태형에게는 잊지못할 선발 데뷔전이다. 팀의 가을 운명까지 어깨에 짊어진 특급루키가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인지 벌써부터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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