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우상혁이 절친 해미시 커에 막혀 세계선수권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우상혁은 16일 오후 8시36분, 일보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도쿄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 2m34를 넘었으나 2m36의 해미시 커에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우상혁에게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은 '약속의 땅'이었다.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 당시, 한국 신기록인 2m34를 넘고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당시에는 4위로 아쉽게 메달에는 실패했으나 이번에는 금메달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우상혁은 이미 올해 7번의 국제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질주하고 있었다. 종아리 부상이 유일한 변수였으나 예선에서 2m25, 3위로 가볍게 결선행을 확정했다.

경쟁자들의 이른 탈락도 우상혁을 도왔다. 카타르의 바르심은 발 부상으로 세계선수권에 불참했고 2023년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잔마르코 탐베리와 2024 파리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셰비 매큐언은 예선에서 탈락했다.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는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해미시 커였다. 우상혁과는 동갑내기 절친인 그는 이번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놓고 우상혁과 격돌할 유일한 적수로 평가받았다. 단, 올해에는 4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우상혁은 첫 시도에서 2m20을 가볍게 넘고 금메달을 향한 힘찬 출발을 알렸다. 이어 2m24도 단숨에 통과했다. 

첫 고비는 2m28이었다. 2m28 1차 시기를 실패하며 4위로 밀려났다. 2차 시기에서도 바가 흔들렸으나 문제 없이 통과하며 금메달을 향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13명 중 7명의 선수만 남은 가운데 우상혁이 가장 먼저 2m31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에도 2m28때와 마찬가지로 1차 시기는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공동 1위 해머시 커, 올레 도르슈크, 주본 해리슨이 2m31을 넘지 못하며 우상혁에게도 희망이 생겼다. 그리고 우상혁과 체코의 얀 슈타펠라가 2차 시기에 2m31을 통과하며 선두권에 지각변동이 생겼다. 단, 실패 횟수 차이로 우상혁이 1위로 올라섰다. 이후 해미시 커, 올레 도르슈크가 3차 시기에 2m31을 성공, 4명이 2m34에 도전하게 됐다.  

2025시즌 최고 기록 2m34 앞에선 우상혁. 1차시기에서는 발이 바에 걸리며 실패했다. 2차 시기도 마찬가지로 실패. 그러나 우상혁 포함 모든 선수가 2m34를 넘지 못하며 우상혁은 1위를 유지했다. 

운명을 가를 마지막 3차시기. '가자 상혁아' 라고 외친 뒤 달리기 시작한 우상혁은 힘껏 날아올랐고 가장 먼저 2m34를 극복했다. 그러나 해미쉬 커도 곧바로 2m34를 뛰며 우상혁을 압박했다. 남은 2명이 실패하며 우상혁은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실외 기준 개인 최고 2m36에 도전한 우상혁은 아쉽게 이를 넘지 못했다. 그런데 커가 2m36을 넘으면서 우상혁은 2위로 밀려났다. 우상혁은 금메달을 위해 2m38에 도전했으나 결국 그의 아름다운 여정은 은메달로 마무리됐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