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은 1골 1도움을 올린 게 아니다.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이 또 한 번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를 놀라게 할 만한 활약을 펼친 가운데 그가 공격포인트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나 화제다.

경기 내용을 보면, 일반적인 축구 상식으론 1골 1도움이 맞다.

하지만 MLS 사무국은 그애게 어시스트를 하나 더 부여했다.

MLS의 어시스트 '로컬 룰'이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MLS 로스앤젤레스(LA) FC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알 솔트레이크와의 2025 MLS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스리톱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뒤 1골 2도움 원맨쇼를 펼치며 팀의 4-1 대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달 24일 FC 댈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미국 진출 뒤 첫 골을 뽑아낸 손흥민은 지난 14일 새너제이 어스퀘이크스전에서 2호골을 뽑아냈다.

이어 이달 18일 레알 솔트레이크와의 원정 경기에서 MLS 첫 해트트릭을 폭발하더니 나흘 만에 홈으로 장소를 옮겨 치러진 리턴 매치에서도 '공격포인트 해트트릭'으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리빙 레전드의 위력을 뽐냈다.

LAFC는 이날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의 정점으로 삼고 좌우 날개에 부앙가와 다비드 마르티네스를 배치한 스리톱 전술로 레알 솔트레이크를 상대했다.

LAFC는 전반 14분 원정팀 브라이언 베라에 선제골을 내주며 휘청거렸지만 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1골 1도움을 올리면서 두 골을 터트려 역전에 성공했다.

부앙가는 전반 46분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로 살짝 밀어준 볼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꽂았다.

2분 뒤인 전반 48분엔 손흥민이 직접 역전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페널티아크 오른쪽 부근에서 마르티네스가 넘겨준 볼을 잡아 강력한 왼발 슈팅을 때렸다. 볼은 레알 솔트레이크 왼쪽 골대 안쪽을 맞고 꺾이며 골라인을 넘고 득점이 됐다.

손흥민은 후반에도 부앙가의 이날 두 번째 골이 보탬이 됐다.

후방에서 전달된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하프라인 바로 앞에서 애드류 모런에게 지체 없이 패스를 건넸다. 모런은 곧장 전방으로 침투 패스를 찔러 넣었다. 상대 수비라인을 무너트린 부앙가는 단독 드리블 이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골키퍼 키를 살짝 넘기는 오른발 슈팅으로 자신의 멀티골을 완성했다.

골 과정을 보면 손흥민은 이른 바 '기점 패스'를 한 것이지 직접 도움을 올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MLS는 손흥민의 패스에도 어시스트를 부여했고, 그러면서 손흥민은 이날 1골 2도움, 시즌 전체로는 6골 3도움을 올린 셈이 됐다.

일반적인 축구 상식으로 손흥민의 패스는 어시스트가 될 수 없다.

그러나 MLS의 로컬 규정이 적용되면서 손흥민은 이날 2도움을 기록한 셈이 됐다.

MLS는 부앙가의 이날 두 번째 골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모란이 어시스트를 올렸고, 손흥민도 세컨드 어시스트를 했다"고 적시했다.

손흥민의 어시스트는 MLS의 이른바 '보조 어시스트' 규정이 적용된 셈이다. MLS는 '골에 직접 연결되진 않았으나 마지막 어시스트 전에 이뤄진 패스도 경우에 따라 어시스트로 인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골이 나올 경우, 골 직전에 이뤄진 두 차례 패스가 있었을 때 어시스트를 2명에게 모두 부여할 수 있는 아이스하키 규정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축구에서 골은 전세계 공통의 규정이 명확하게 존재하지만 어시스트는 리그나 대회별로 조금씩 다르다.

토트넘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리그페이즈 첫 경기였던 가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의 홈 경기에서 손흥민이 후반 막판 시도한 슛을 상대 골키퍼가 쳐내자 이를 도미니크 솔란케가 재차 슛으로 시도해 득점한 경우가 있었다. 이 때 UEFA 규정에 따라 손흥민에게 어시스트가 적용됐다.

과거 프리미어리그에선 페널티킥을 얻어낸 선수에게 도움을 주기도 했다. 어시스트는 리그별로 조금씩 유연하게 적용되는데 MLS의 경우는 어시스트가 된 패스의 직전 패스도 기여도가 인정될 경우 어시스트를 주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