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 베테랑 좌완 클레이튼 커쇼는 아쉬움을 지우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커쇼는 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을 2-8로 패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스트라이크를 던지며 타자들을 잡으려고 했지만, 커맨드가 잘 안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커쇼는 팀이 1-3으로 뒤진 7회 등판했다. 7회는 우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호수비 덕분에 무실점으로 넘겼으나 8회 피홈런 2개 허용하며 무너졌다. 최종 성적 2이닝 6피안타 2피홈런 3볼넷 5실점(4자책).

8회 타자들이 자신을 노리고 들어왔다고 생각하는지를 묻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그저 다음 공을 던지는 것에 집중했다. 그저 타자들을 잡으려고 했고,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 불리한 카운트에서는 던지기가 정말 힘들어진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커맨드가 흔들린 이유를 묻자 “잘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불펜에서 워밍업할 때만 하더라도 괜찮았다고 말한 그는 “등판을 준비하면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다했다. 플랫 그라운드에서 공도 던져보고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런 등판을 했을 때 얼마나 실망스러운가?’라는 질문에는 “별로 좋은 질문이 아닌 거 같다”며 대답을 거부했다. 그만큼 그는 날이 서 있는 모습이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슬라이더가 좋지 못했다”며 커쇼의 부진 원인을 분석했다. “슬라이더가 깊이도 날카로움도 부족했다. 그리고 패스트볼 커맨드도 흔들렸다.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다. 커맨드가 안됐다”며 등판 내용을 분석했다.

커쇼는 이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모멘텀은 결국 다음 날 선발 투수에게 달린 것 아닌가?”라며 말을 이은 그는 “우리는 글래스(타일러 글래스나우)에게 좋은 예감을 갖고 있다. 우리는 준비돼 있을 것이다. 아직 2승 1패로 우리가 앞서고 있다. 우리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억상실증이 필요할 거 같다’는 질문에는 “그렇다”며 동의한 뒤 “야구가 이래서 위대한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매일 경기를 하기 때문이다. 내일도 경기가 남아 있다. 우리는 준비돼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클럽하우스를 빠져나갔다. 무너졌어도 자신감은 잃지 않은 모습이었다.

팀 동료 무키 벳츠도 커쇼를 두둔했다. 커쇼가 얻어맞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고 말한 그는 “커쇼는 동상이 세워질 투수다.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첫 번째로 입성할 선수다. 역대 최고 투수 중 한 명이다. 그런 투수를 2이닝만 보고 평가하는 것은 야구를 모르는 사람이나 하는 일”이라며 커쇼가 여전히 대단한 투수임을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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