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지노 티띠꾼(태국)이 올 시즌 말미까지 이어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춘추전국시대를 끝내고 올 시즌 첫 다승자가 됐다.

최종 합계 24언더파 264타를 기록한 티띠꾼은 가쓰 미나미(일본)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진출했고, 연장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버디를 잡아 우승을 확정했다.

올해 LPGA 투어는 앞서 열리는 25개 대회에서 26명의 우승자를 배출하면서(팀 경기 포함), 역대 최장 기간 다승자가 나오지 않는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티띠꾼이 지난 5월 미즈호 아메리카스 오픈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5개월 만에 시즌 2승째를 차지하면서 길고 길었던 ‘춘추전국시대’에 마침표를 찍었다. 우승 상금은 33만 달러(약 4억 7000만원)다.

티띠꾼은 앞서 1승밖에 없었지만 올해 투어에서 가장 꾸준한 성적을 거둔 최정상급 선수였다. 앞서 17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1회, 준우승 3회 등 ‘톱10’에 11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번 우승 전 두 개 대회에서는 연속 준우승을 기록하며 우승을 예열했다.

한 시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CME 포인트 랭킹 1위(2939.950점), 상금 랭킹 2위(314만 95달러·약 45억원), 올해의 선수 랭킹 1위(132점), 펑균 타수 1위(69.16타) 등 각종 개인 타이틀 부문에서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이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 8월 넬리 코다(미국)를 제치고 세계 랭킹 1위를 탈환했다. 티띠꾼은 이번 우승으로 개인 타이틀 싹쓸이까지 더 유력해졌다.

또 티띠꾼은 지난달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우승을 눈앞에 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이글 퍼트 기회를 ‘4퍼트’ 대참사로 마무리하고 우승을 놓친 트라우마도 지울 수 있게 됐다. 당시 티띠꾼은 1타 차 선두였던 18번홀에서 15m 이글 퍼트가 홀컵을 빗나간 뒤 1.5m 버디 퍼트를 다소 강하게 쳐 우승 기회를 놓쳤다. 연장전을 기대할 수 있었던 1.2m 파 퍼트도 홀컵을 스쳐 지나가면서 찰리 헐(잉글랜드)에게 우승 트로피를 헌납했다.

큰 충격이었던 듯 티띠꾼은 크로거 퀸시티 대회 이후 약 한 달간 푹 휴식을 취한 뒤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2타 차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티띠꾼은 13번홀(파5)까지만 해도 선두 가쓰에 4타 차까지 뒤져 있었다. 하지만 막판 집중력이 빛났다. 14번홀(파4)부터 17번홀(파5)까지 5타를 줄이며 가쓰와 공동 선두를 만들었다. 14번홀부터 16번홀(파3)까지 3연속 버디를 잡았고, 17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이글을 추가해 가쓰와 공동 선두를 만들었다.

정규 라운드 18개 홀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티띠꾼과 가쓰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홀(파4)에서 이뤄진 연장 두 번째 홀에서 티샷을 물에 빠트리고도 파 세이브를 해낸 게 컸다. 티띠꾼은 연장전 내내 흔들렸고 가쓰는 안정된 플레이를 펼쳤지만 번번이 기회를 놓쳤다. 결국 티띠꾼이 10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5차전에서 두 번째 샷을 핀 뒤에 가깝게 붙여 버디를 잡고 우승을 확정했다.

역전 우승에 도전했던 이소미는 3타를 줄였지만 선두권 선수들이 워낙 맹공을 펼친 탓에 공동 4위(17언더파 271타)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신지은이 공동 7위(16언더파 272타), 김아림이 단독 10위(15언더파 273타)를 기록했다.

주미희 (joomh@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