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춘추=대구]

SSG 랜더스가 결국 업셋의 희생양이 됐다. 막판 극적으로 동점을 만드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역전 찬스를 놓쳤고, 바로 다음 수비에서 백투백 홈런을 맞으며 무너졌다.

SSG는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2대 5로 패배하며 시리즈 1승 3패로 탈락했다. 정규시즌 3위 SSG가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거쳐 올라온 삼성에 업셋을 당한 결과다.

SSG는 이날 삼성 선발투수 아리엘 후라도에 막혀 7회까지 무득점으로 끌려갔다. 후라도는 7이닝 2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으로 SSG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5회 초 1사까지 삼진 8개를 허용하며 노히트노런으로 끌려갔고, 김성욱의 안타로 간신히 무안타를 깼지만 이후 공격도 답답했다.

선발 김광현은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이 침묵하면서 끌려갔다. SSG는 8회초 삼성 불펜을 공략해 2대 2 동점을 만들었지만 역전 찬스에서 기예르모 에레디아와 한유섬이 삼성 신인 배찬승에게 삼진을 당하며 찬스를 무산시켰다.

결국 역전하지 못한 게 화근이 됐다. 8회말 올라온 이로운이 삼성 르윈 디아즈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았고 이재현에게 백투백 홈런까지 허용하며 다시 리드를 내줬다. SSG는 2대 5로 패배하면서 가을야구를 아쉽게 마무리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숭용 SSG 감독은 "타격이 좀 더 올라왔어야 했는데 전체적으로 사이클이 떨어진 게 아쉽다. 8회에 역전했다면 우리가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는데 그 부분도 아쉽다"고 말했다. SSG는 시리즈 3차전까지 팀 타율이 0.188에 머물렀고, 4차전에서도 침묵했다.

동점을 만든 뒤 8회말 수비에서 마무리투수 조병현이 아니라 이로운을 투입한 결정에 대해서는 "만약 역전을 했다면 넣었을 거다. 2사후 볼넷을 줬을 때 이로운의 구위가 나쁘지 않다고 봤다"면서 "(조병현은) 9회에 준비시켜 놨다. 동점 상황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게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운은 디아즈와 이재현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으며 3실점했고, 결국 조병현을 투입할 9회말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1차전 외국인 선발 미치 화이트도 경기 상황에 따라 불펜으로 등판할 수 있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화이트 역시 끝까지 나오지 않았다. 이 감독은 "김광현도 5회까지 잘 던지고 투수들이 잘 해줘서 내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기 후 선수단과 미팅을 가진 이 감독은 "1년 동안 고생했다고 얘기했다. 준PO 쓰라림을 가슴 깊이 새기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잘 준비하자. 고참들 잘 이끌어줘서 고맙고, 어린 선수들 끌어올려서 내년 시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감독으로서 첫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이 감독은 "안됐던 부분은 타격이다. 8월 말부터 올라온 타격 사이클이 9월까지 잘 왔다.  떨어질 타이밍이어서 타격코치와 나름대로 준비를 잘 했는데도 결국 못 쳤다. 그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일단은 좀 쉬고, 마무리 훈련을 준비할 것이다. 차근차근 준비를 잘 할 생각이다. 타격이라는 건 정답이 없기 때문에 연습을 많이 하더라도 어려운 부분이다. 더 노력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감독은 "우리가 3등 할 거라고 여기 계시는 분들도 예상 못 했을 텐데, 우리는 해냈다. 포스트시즌에서 떨어진 건 아쉬운 부분이다. 더 높이 올라갔으면 좋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부족한 부분 잘 준비해서, 내년 시즌 업그레이드되게 만들자고 얘기했다. 부상과 부침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온 건 우리가 보여주지 않은 저력, 코치진, 프런트들이 노력한 결과다. 그 부분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