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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마는 테니스 황제 페더러. 한국에서 K-컬처에 빠진다

  • 2025-10-16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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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찬사를 듣는 '테니스 황제'도 김밥 말기에는 진땀을 흘렸습니다. 혹시 옆구리라도 터질까 싶어 자신의 옆에 자리한 셰프의 솜씨를 훔쳐보기 일쑤였습니다. 김밥 만들기에 도전한 로저 페더러(스위스)입니다.

  유니클로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페더러는 14일 서울의 핫플레이스 가운데 하나인 종로구 광장시장을 찾았습니다. 페더러의 요리 스승으로는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 1에 출연해 우승한 '나폴리 맛피아' 권성준이 나섰습니다. 페더러는 진지한 표정으로 대나무 김밥말이를 감는 모습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습니다. 권성준도 인스타그램에 "로저 페더러와 김밥을 먹었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로저 페더러와 함께 찍은 다정한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김밥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세계적 흥행에 힘입어 덩달아 뜨고 있습니다. 케데헌 주인공이 김밥 한 줄을 통째로 먹는 장면이 시선을 끌면서 소셜 미디어에선 '김밥 한입에 먹기' 챌린지까지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2007년 이후 18년 만에 한국을 찾은 페더러는 2박 3일의 짧은 방한 기간에 마치 K-컬처 전도사라도 된 것 같았습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의 유니클로 사무실을 방문한 데 이어 북촌 한옥마을에서는 한과를 비롯한 한국 전통의 디저트를 즐겼습니다. 한옥 골목에서는 멀리 서울의 상징 남산타워가 보이는 장면을 카메라 렌즈에 담았습니다. 광장시장의 골목에서도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또 인기 댄서 아이키가 리더로 있는 훅의 멤버들과 '군무' 시범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페더러는 '로더 페더러와 함께 하는 월드 투어' 행사의 일환으로 한국을 찾았습니다.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10대 유소년 선수들에게 일일이 레슨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질의응답에서는 어린 선수들의 궁금증을 자상하게 풀어주는 친절한 아빠처럼 보였습니다.

 유니클로가 기획한 이 글로벌 프로그램으로 2023년 8월 미국 뉴욕, 2023년 10월 중국 상하이, 지난해 5월 프랑스 파리에 이어 네 번째 무대였습니다. 상하이 방문 때 페더러는 현지에서 제기차기와 탁구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페더러 초청이 성사된 데는 K-팝 열풍도 큰 역할을 했다. 한국에서 다양한 문화를 느껴보고 싶어 했다. 그래서 온 가족이 함께 온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페더러는 "한국은 기술, K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국가가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페더러는 유소년 대상 행사 도중에는 로제의 히트곡 '아파트'에 맞춰 그 유명한 '술 먹기 게임'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해했지만 금세 신나는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더군요. 페더러는 전 테니스 선수 미르카 바브리넥과 결혼 후 16세 딸 쌍둥이와 11세 아들 쌍둥이 등 네 자녀를 뒀습니다. 페더러의 아이들은 한창 K-컬처에 빠져 K-팝을 흥얼거리는 나이입니다. 그래서인지 페더러는 더 관심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페더러와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도 앞서 케데헌 열풍에 가세한 적이 있습니다. 딸바보로 유명한 조코비치는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대회 US오픈 남자 단식 준준결승에서 테일러 프리츠(미국)를 3-1로 누른 뒤 음료를 마시는 듯한 모습을 취하고 어깨를 들썩이며 흥겨운 댄스 세리머니를 펼쳤습니다.

  조코비치가 전 세계에 생중계된 가운데 펼친 춤은 바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케데헌에 나오는 '소다 팝'이라는 노래의 안무입니다.  '케데헌'은 인기 케이팝 걸그룹인 헌트릭스가 주인공으로 나오며 헌트릭스가 악귀의 위협으로부터 세상을 지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조코비치는 "딸이 이 춤을 가르쳐 줬다"라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나오는 소다 팝이 노래 제목"이라며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에게 설명까지 했습니다.

  대회 기간이 딸 타라의 8세 생일과 겹쳤던 조코비치가 딸에게 보내는 특별한 선물이었던 겁니다. 조코비치는 "집에서 여러 춤 연습을 했는데 이게 그중 하나"라며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타라가 (이 춤을 보고) 웃으면 좋겠다. 아빠 춤솜씨에 대한 점수도 매길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케데헌)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딸에게 듣기 전까지는 몰랐었다"라고 털어놓았습니다.

다시 페더러에게 돌아가 봅니다. 한국 테니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이형택도 모처럼 이번 행사장에서 페더러를 만났습니다. 페더러는 단체 기념사진을 찍더니 이형택만 따로 불러 단독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배려해 줬습니다. 이형택의 딸도 유소년 선수로 참가해 페더러의 레슨을 받았습니다. 2대에 걸친 인연이 따뜻해 보였습니다. 이형택은 "페더러가 선수 때보다 분위기가 훨씬 좋아졌다. 여유도 많고, 가정적인 모습에 주위를 배려하는 매너가 돋보였다"라면서 "K컬처가 대단하긴 대단한 거 같다. 세계적인 선수들까지 저렇게 관심이 높은 걸 보면"이라고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다양한 추억을 쌓은 페더러의 모습을 보면서 왠지 모를 자부심이 치밀어 오르는 팬들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페더러는 한국을 떠나면서 "서울,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멋진 시간을 선사해준 유니클로, 고마워요."라고 인사말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하류를 전전하는 민낯도 많습니다. 국내 테니스 환경만 해도 WTA 500이던 코리아오픈이 오래된 시설과 개선 미비로 2년 만에 WTA 250으로 강등되기도 했습니다. 문득 30년 전 삼성 이건희 회장의 파격 발언이 떠오릅니다. "솔직히 얘기하면 우리나라는 행정력은 삼류, 정치력은 4류, 기업경쟁력은 이류로 보면 될 것이다." 

  K컬처는 어느새 일류 대접을 받고 있지만 어지러운 국내 정치 상황은 30년 전과 별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한국 스포츠의 국제 경쟁력과 기반 역시 뒷걸음질 치기는 마찬가지고요.

김종석 채널에이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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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경기 승점
1 리버풀 38 25 9 4 84
2 아스날 38 20 14 4 74
3 맨시티 38 21 8 9 71
4 첼시 38 20 9 9 69
5 뉴캐슬 38 20 6 12 66
6 에스턴 빌라 38 19 9 10 66
7 노팅엄 38 19 8 11 65
8 브라이턴 38 16 13 9 61
9 본머스 38 15 11 12 56
10 브렌트포드 38 16 8 14 56
11 풀럼 38 15 9 14 54
12 펠리스 38 13 14 11 53
13 에버튼 38 11 15 12 48
14 웨스트햄 38 11 10 17 43
15 맨유 38 11 9 18 42
16 울버햄튼 38 12 6 20 42
17 토트넘 38 11 5 22 38
18 레스터 시티 38 6 7 25 25
19 입스위치 38 4 10 24 22
20 사우샘프턴 38 2 6 3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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