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설마 벌써 약점 노출인 걸까. LA 다저스 김혜성(26)이 3연타석 삼진으로 변화구 대처라는 과제를 확인했다. 

김혜성은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벌어진 2025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 8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 3타석 연속 삼진을 포함해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지난 6~8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3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 안타를 기록한 김혜성이지만 이날 첫 제동이 걸리며 시즌 타율이 4할1푼7리에서 3할1푼3리(16타수 5안타)로 떨어졌다. 

타자가 매일 잘 칠 순 없지만 이날은 내용이 좋지 않았다. 애리조나 선발투수인 우완 브랜든 팟에게 3타석 연속 삼진을 당했다. 두 번째 타석에선 심판 볼 판정이 아쉬웠지만 3타석에서 5번의 헛스윙으로 변화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2회 첫 타석에선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바깥쪽 낮은 시속 94.9마일(152.7km) 포심 패스트볼에 배트가 헛돈 뒤 4구째 몸쪽 낮게 들어온 시속 94마일(151.3km) 싱커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이어 5회에는 억울한 볼 판정 속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1~2구 연속 바깥쪽 존을 살짝 벗어난 커브, 스위퍼가 연이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 불리한 카운트에 몰린 김혜성. 3구째 싱커를 파울로 커트했지만 4구째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배트가 허공을 갈랐다. 

7회 세 번째 타석에선 헛스윙만 세 번이나 했다. 팟의 초구 몸쪽 낮은 커브에 헛스윙한 김혜성은 2구째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을 볼로 골라냈지만 3구째 바깥쪽으로 흐르는 체인지업에 다시 배트가 헛돌았다. 이어 4구째 몸쪽 낮은 커브에 헛스윙하며 삼진 아웃. 

다저스 전담 방송사 ‘스포츠넷LA’ 중계진도 7회 타석에서 김혜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캐스터 스티븐 넬슨은 “김혜성은 올봄 시범경기 15경기에서 타율 2할7리(29타수 6안타)를 치며 33타석에서 삼진 11개를 당했다.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시즌을 시작하며 하체 중심 스윙으로 몸이 열리지 않는 데 포커스를 맞춰다. 그러나 지금은 낮게 바운드되는 공에 쫓아가다 삼진을 당했다. 오늘만 세 번째”라고 말했다. 

1992년 내셔널리그(NL) 신인상 수상자로 통산 284홈런을 터뜨린 다저스 1루수 출신 해설가 에릭 캐로스도 “바로 이 부분이 문제다. 존을 넓게 가져가고, 존 밖의 공에 스윙하고 있다”며 “오클라호마시티에선 타율 2할5푼5리를 쳤고, 플로리다에선 정말 뜨거운 타격을 보여줬지만 상대 팀들도 이제 김혜성을 대비하기 시작했다”며 약점 공략이 들어왔다고 봤다. 

아직 몇 경기 치르지 않았지만 상대 팀들도 김혜성의 낮은 변화구에 대한 약점을 파고들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6⅓이닝 4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팟의 공이 워낙 좋았지만 5번의 헛스윙 중 4번이 변화구였던 김혜성의 보완점도 명확해졌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 김혜성은 우완 케빈 긴켈의 5구째 몸쪽 높게 존 안에 들어온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측 라인드라이브를 날렸다. 야수 정면으로 가면서 아웃이 되긴 했지만 시속 105.2마일(160.3km) 날카로운 타구를 뿜어냈다. 존에 들어오면 변화구라도 좋은 타구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캐로스도 “아웃됐지만 김혜성의 좋은 타격이었다. 투스트라이크 상황에서도 공을 강하게 맞혔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며 긍정적인 코멘트를 남겼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