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과 미국에서 나홀로 2연패?

LA 다저스는 25일(이하 한국시각)부터 시작하는 월드시리즈서 21세기 첫 2연패에 도전한다. 그런데 다저스에만 2연패에 도전하는 선수가 있는 게 아니다.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파트너, 토론토 블루제이스에도 2연패에 도전하는 선수가 있다.

좌완 에릭 라우어(31)다. 라우어가 월드시리즈 엔트리에서 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 모두 로스터에 있었고, 이변이 없는 한 월드시리즈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을 듯하다. 토론토가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2연패를 저지하고 1993년 이후 32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에 성공할 경우 라우어는 2연패에 성공한다.

2024시즌 KBO리그 KIA 타이거즈의 우승멤버이기 때문이다. 라우어는 지난해 시즌 중반 윌 크로우의 완전 대체 외국인투수로 입단, 7경기서 2승2패 평균자책점 4.93으로 부진했다. 그래도 한국시리즈 3차전서 호투하며 KIA의 통합우승에 어느 정도 일조했다.

KIA는 시즌이 끝나자 라우어와의 인연을 정리했다. 보류권 행사도 하지 않았다. 라우어가 메이저리그 통산 45승, 당시 기준 36승 투수였기 때문이다. 실제 그 정도의 임팩트는 아니었다. 구위와 변화구 구종가치가 메이저리그에서 한창 잘 나가던 2022년 밀워키 브루어스 시절만큼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실 라우어는 2023시즌 어깨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진 시간이 있었다. 그 여파로 2024시즌 메이저리그에 자리잡지 못하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휴스턴 애스트로스 산하 트리플A를 전전했다. 그 와중에 KIA와 접촉해 한국행을 택한 것이었다.

작년에 마이너리그에서 75⅓이닝, KIA에서 34⅔이닝에 한국시리즈 1경기에 나간 게 전부였으니 ‘안식년’이라고 할 수 있었다. 덕분에 올해 토론토와 마이너계약을 한 뒤 빅리그에 복귀해 승승장구했다. 28경기서 9승2패 평균자책점 3.15.

토론토가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셰인 비버를 영입하면서 라우어는 불펜으로 돌아갔다. 포스트시즌서도 중요한 시점에선 중용되지 못한다. 그마저도 3경기서 1홀드 평균자책점 9.00이다. 개인성적은 아쉬울지 몰라도 토론토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다면 라우어로선 충분히 성공적인 시즌으로 기억에 남을 듯하다.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2연패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라우어 역시 월드시리즈 우승이 간절할 듯하다. 태평양을 건넌 2연패 케이스가 나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