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대전 이정원 기자] "연봉 생각하면 지금 활약은."

만약 이 선수가 없었더라면 정관장의 2025-2026시즌은 어떻게 흘러갔을까.

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정관장은 개막을 앞두고 악재가 닥쳤다. 주전 세터 염혜선이 왼쪽 무릎 부상으로 인해 복귀가 미뤄진 것. 여기에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예선에서 발목을 다친 백업 세터 김채나까지 시즌 초반 출전이 힘들다.

결국 정관장에 남은 카드는 하나다. 바로 3년차 세터 최서현. 사실 최서현은 올 시즌 전만 하더라도 정관장의 선수가 아니었다. 수일여중-한봄고 졸업 후 2023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현대건설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2023-2024시즌 0경기, 2024-2025시즌 3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자유신분 선수로 풀렸고, 정관장이 최서현의 잠재력을 확인한 후 데려왔다.

만약 최서현이 없었더라면, 세터에서 미들블로커로 포지션 전향한 안예림이 다시 세터 훈련을 통해 시즌을 준비할 뻔했다. 물론 안예림은 지금 미들블로커보다는 세터 훈련에 비중을 높였다.

지난 시즌 3경기도 교체 출전이 전부였다. 10월 18일 여자부 개막전 흥국생명전이 첫 선발 출전이었다. 팀은 패했지만 나름 나쁘지 않았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그리고 10월 23일 정관장의 홈 개막전 GS칼텍스전에서는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물론 주전 세터로 시즌을 치르는 게 처음인 만큼,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언니들의 도움을 받아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3세트 11-18에서는 데뷔 첫 서브 득점도 올렸다.

고희진 감독은 "최서현 선수는 연습한 대로 잘하고 있다. 얼마나 큰 걸 바라겠냐. 경기를 아무 문제 없이 뛴다는 게 대단하다. 연봉 대비 생각하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최서현의 2025-2026시즌 연봉은 옵션 포함 5000만원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외국인 선수 엘리사 자네테(등록명 자네테)도 "서현 선수가 어리지만 갑자기 들어온 만큼 최선을 다해 훈련하고 있다. 코트 위에서 선수들 간의 연결, 유대를 쌓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모두가 서현 선수를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다. 혜선, 채나 선수도 옆에서 서현 선수에게 도움을 준다. 잘 올릴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실어주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선우도 "1, 2번 세터가 다치면서 너무 갑작스럽게 무거운 짐을 맡게 됐다. 그러나 서현이가 생각보다 무덤덤하게 잘하고 있다. 세터가 빛을 보려면 공격수 역할이 크다. 서현이가 올려준 공 잘 때려주겠다"라고 미소 지었다.

최서현의 시즌 초반 활약에 많은 팬들이 기대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