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운명의 플레이오프 5차전. 일단 카드는 한화 이글스가 좀 더 갖고 있다.

한화 절대 에이스 코디 폰세와 가을야구 대반전남, 삼성 라이온즈 최원태의 맞대결. 주목할만한 지점은 두 번째 카드다. 한화는 폰세 다음에 곧바로 라이언 와이스와 문동주가 대기한다. 폰세가 잘 던지면 와이스와 문동주의 몫은 줄어들 것이고, 폰세가 1차전처럼 또 주춤하면 와이스와 문동주의 몫은 커질 것이다.

한화로선 여기까지 왔는데 19일 2차전에 나간 와이스, 플레이오프서 불펜으로 변신한 문동주를 묵혀둘 순 없다. 이미 와이스는 폰세와 함께 4차전에 불펜애 대기했다. 문동주도 21일 3차전 이후 이틀간 휴식했다. 3~4차전 선발투수 류현진과 정우주 정도를 제외하면 다 나간다고 봐야 한다.

반면 삼성은 현실적으로 이날 못 나가는 카드의 무게감이 있다. 원투펀치 아리엘 후라도와 원태인이다. 두 사람은 21~22일 3~4차전에 나란히 선발 등판했다. 아무리 이날이 끝장승부라고 해도 후라도와 원태인을 내세우긴 어렵다. 이미 와일드카드시리즈부터 투구하면서 쌓인 피로도가 있다.

이는 경기 중반 불펜 싸움에서 한화가 약간 더 우위가 있다는 얘기이긴 하다. 그런데 이번 포스트시즌은 좀처럼 예측이 불가능한 흐름이 전개되는 걸 감안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는 얘기이고,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어떤 결말이 나올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예를 들어 김영웅의 ‘미친 타격’은 보편적 관점에서 설명하기 어렵다. 김영웅은 이번 플레이오프 4경기서 17타수 9안타 타율 0.643 3홈런 12타점이다. 22일 4차전 6회에 김서현의 몸쪽 153km 포심을 걷어올려 우중월 동점 스리런포를 터트리더니, 7회에는 한승혁을 상대로 역전 결승 스리런포를 뽑아냈다.

삼성은 현실적으로 최원태가 최대한 좋은 투구를 하길 기대해야 한다. 최원태는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결정1차전서 구원 등판해 사구 하나를 기록하고 내려갔다. 그러나 9일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6이닝 2피안타 8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19일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서도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좋았다.

이번엔 닷새만의 등판이라는 변수가 있다. 현재 최원태가 흐름이 좋다는 점, 한화도 그만큼 최원태를 대비하고 들어온다는 점이 변수다. 흐름이 좋다는 것은 꺾일 시점이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한화가 최원태를 대비하고 들어가도 최원태가 더 좋은 대처를 할 수도 있다. 쉽게 예측이 불가능하다.

결국 삼성으로선 최원태의 호투 속에 타선이 터져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김영웅이 또 터져야 할까. 현실적으로 지금까지 너무 잘했기 때문에 더 기대하긴 어렵다. 이번 시리즈서 홈런이 없는 홈런왕 르윈 디아즈, 살짝 주춤한 김지찬과 김성윤, 이재현 등 비교적 잠잠한 타자들이 힘을 내야 할 시간이다.

삼성은 포스트시즌 11경기째를 맞이한다. 체력이 떨어질대로 떨어졌다고 봐야 한다. 투수들의 스피드만 떨어지는 게 아니라, 타자들의 스윙 스피드도 떨어질 시기가 됐다. 공수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사실 여기까지 잘 달려왔다고 봐야 한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시작할 때 삼성이 이렇게 선전할 것이라고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