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

일본 축구계가 예상치 못한 '야생의 공포'에 긴장하고 있다. 최근 일본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는 곰 습격 사태가 이제는 프로축구 구단의 훈련장 인근까지 번지면서, 선수단 안전 확보를 위한 초유의 조치가 내려졌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는 "일본 J리그1(1부리그) 구단 알비렉스 니가타의 클럽하우스 근처에서 곰이 출몰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구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무기한으로 공개 훈련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니가타 구단은 구체적인 상황을 즉시 공지했다. "클럽하우스 인근(니가타현 기타칸바라군 세이로마치 히가시코)에서 곰이 출몰했다는 정보를 확인했다"며 "현재 곰의 정확한 동선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판단했다. 따라서 10월 31일 예정됐던 1군 팀의 공개 훈련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팬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구단은 이어 "10월과 11월 동안 훈련을 전면 비공개로 운영할 예정"이라며 "이는 팬과 스태프, 선수단 모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일본은 '곰 습격'이라는 초유의 사회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단순한 지방 문제를 넘어, 정부가 직접 대책회의를 열 정도로 사태는 심각하다. 생태 보전 정책으로 곰 개체 수가 증가한 데다, 기후 변화로 인한 먹이 부족, 그리고 사냥 인력의 고령화와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 피해는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 27일, 아키타현 아키타시에서 한 여성이 곰의 공격을 받아 사망하면서 일본 내 올해 곰 습격 희생자는 12명으로 늘었다. 이는 지난해(2023년) 발생한 6명의 사망자 수를 이미 두 배로 뛰어넘은 수치다.

이처럼 '곰 테러'가 전국적 문제로 확산되자 일본 정부는 긴급하게 각료회의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문제는 곰의 출몰 지역이 더 이상 산속이나 시골 마을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니가타 사례처럼, 프로 스포츠 시설 인근까지 위협이 다가오면서 사회 전반이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축구계의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알비렉스 니가타뿐만 아니라, 앞서 J3리그 후쿠시마 유나이티드도 28일 팬 서비스와 공개 훈련을 전면 중단했다. 일본 축구계는 일시적인 조치가 아니라 장기적인 안전 시스템 구축을 고민하는 단계에 접어든 분위기다.

곰이 출몰한 지역 대부분은 지역 사회의 생활권과 맞닿아 있다. 전문가들은 "야생 동물의 인간 거주지 침범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닌, 환경 변화의 신호"라며 "스포츠팀과 지역 주민이 협력해 대응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축구계는 지금, 곰과의 싸움 앞에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알비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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