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삐약이' 신유빈(21, 대한항공)이 아쉽게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챔피언스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결승 문턱에서 만난 하리모토 미와(17)와 '한일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세계 랭킹 12위 신유빈은 9일(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쉬바크 에네르기 아레나에서 열린 WTT 챔피언스 프랑크푸르트 여자단식 4강에서 랭킹 7위 하리모토에게 54분의 접전 끝에 2-4(9-11 11-2 11-13 4-11 12-10 13-15)로 패했다.

신유빈은 지난달 중국 스매시에서 4강에 올랐고, WTT 챔피언스 몽펠리에에서도 4강 무대를 밟았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도 4강행에 성공하며 첫 WTT 챔피언스 결승 진출을 꿈꿨지만, '일본 에이스' 하리모토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리모토와 역대 전적도 1승 6패가 됐다.

출발이 좋지 못했다. 신유빈은 1게임에서 2점을 먼저 따냈지만, 내리 8점을 내주며 끌려갔다. 그래도 끈질기게 추격하며 9-10까지 따라붙었으나 마지막 포인트를 허용하며 첫 게임을 내줬다.

2게임은 달랐다. 신유빈은 빠른 공격으로 하리모토를 몰아붙이며 7-0으로 치고 나갔고, 11-2로 압도적인 승리를 가져왔다. 3게임은 치열한 접전이었다. 신유빈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랠리 끝에 11-10으로 먼저 게임포인트에 도달했지만, 승부처에서 연달아 실점하며 11-13으로 패했다.

아쉽게 앞서나가지 못한 신유빈은 4게임 들어 크게 흔들렸다. 연달아 7실점하며 무너졌고, 그대로 4-11로 패했다. 게임 스코어는 1-3.

신유빈은 5게임에서 다시 힘을 냈다. 먼저 3점을 내주며 출발했지만, 날카로운 공격으로 9-7 역전했다. 그리고 듀스 공방에서 서브 포인트로 12번째 포인트를 따내며 12-10으로 승리했다.

경기는 6게임에서 끝났다. 신유빈은 하리모토와 이날 들어 가장 치열한 시소게임을 펼쳤고, 11-10로 먼저 게임포인트를 잡았다. 그러나 11-12로 밀렸고, 13-13에서 드라이브가 테이블을 벗어나며 역으로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마지막 매치포인트를 내주며 게임스코어 2-4로 아쉽게 무릎 꿇었다.

이번 패배로 신유빈은 올해 하리모토를 3번 만나 3번 모두 지게 됐다. 그는 하리모토에게 지난 3월 WTT 스타컨텐더 첸나이 4강에서 0-3으로 패했고, 8월 WTT 챔피언스 요코하마 32강에서 2-3으로 졌다. 그리고 3달 만의 리턴 매치에서도 패하고 말았다.

특히 신유빈은 2025년 들어 4번째로 준결승에서 패배하며 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3월 첸나이, 10월 중국 스매시, 지난주 몽펠리에에 이어 프랑크푸르트에서도 4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게다가 이번 대회는 중국 선수들이 하나도 출전하지 않았다. 세계 1~3위 쑨잉사·왕만위·천싱퉁 등 중국 최상위권 선수들이 모두 불참한 것. 신유빈에게는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절호의 무대였지만, 다시 한번 하리모토에게 발목을 잡혔다.

잘 싸웠으나 한일 에이스 대결에서 패한 신유빈. 중국 '소후'는 신유빈의 플레이가 너무 급하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젊은 두 선수의 대결이었다. 신유빈은 1게임에서 좀 거칠고, 실수가 많았다. 그는 2게임에서 공격 속도를 높이며 뛰어난 조정력을 보여줬지만, 3게임에서 다시 여러 차례 실수를 범했다. 너무 빠른 플레이와 공격적인 플레이로 빠르게 점수를 잃었다"라고 짚었다.

또한 소후는 "신유빈은 비교적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실수를 너무 많이 했다. 그녀는 여전히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으며 많은 생각 없이 너무 빠르게 경기를 풀어나가려 한다. 탁구 지능이 부족하다는 걸 보여줬다"라고 비판했다.

'넷이즈' 역시 "신유빈은 경기 내내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여줬지만, 하리모토 미와가 마지막 순간에서 더 냉정했다. 결정적 순간 듀스에서 흔들린 것이 패배의 원인"이라며 "신유빈의 플레이는 아름다웠지만, 경기를 끝내는 힘은 하리모토에게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신유빈은 2023년 8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WTT 스타 컨텐더에서 우승한 뒤로 여자 단식 국제대회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WTT 대회는 5등급으로 분류되며 차례대로 그랜드 스매시, 챔피언스, 스타 컨텐더, 컨텐더, 피더 순이다. 만약 신유빈이 이번 경기에서 하리모토를 잡아냈다면 커리어 처음으로 챔피언스 결승 무대를 밟을 수 있었지만, 아쉽게 무산됐다.

/finekosh@osen.co.kr

[사진] WTT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