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승 돌풍으로 4위까지 뛰어오른 NC는 마냥 웃을 수 없다. 3월29일 창원NC파크 구조물 추락으로 관중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고 이후 한 달 이상 지속 중인 ‘원정 살이’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NC는 오는 16~18일 키움과 홈 3연전을 울산 문수구장에서 치른다. NC는 지난 8일 문수구장을 임시 대체 홈구장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상대 팀과 홈·원정 일정을 맞바꾸는 식으로 버텨왔지만, 한계에 부닥쳤다고 판단했다. 선수단 컨디션 유지와 리그 일정 정상화를 위해 임시라도 홈구장이 필요했다.NC가 대체 홈구장을 쓰겠다고 발표하자 사고 후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하던 창원시가 부랴부랴 움직였다. 발표 다음 날인 9일 긴급 회견을 열었다. 창원시는 “조속한 재개장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오는 18일까지 창원NC파크 내 시설물 정비를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키움 3연전 이후로는 창원NC파크에서 정상적인 홈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구단으로선 창원시의 발표를 신뢰하기 어렵다. 임선남 NC 단장은 통화에서 “사고 이후 한 달이 넘도록 재촉 내지는 부탁, 어떨 때는 애원에 가깝게 빠른 해결을 창원시에 요청했는데 진행이 기대만큼 제대로 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창원시와 창원시설공단, NC가 함께하는 합동대책반이 사고 후 닷새가 지난 4월3일에야 구성됐다. 긴급안전점검은 그다음 날인 4일 시작했다. NC는 사고 이튿날인 3월30일 창원시설공단에 긴급 점검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구단 주관으로 점검 후 결과를 통보하라’는 회신을 받았다.안전점검은 출발부터 늦었고, 결과 또한 부실했다. 창원시는 지난달 22일까지 안전점검을 시행하고 국토교통부에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국토부는 최근 입장자료에서 “시와 공단의 안전조치가 미흡해 즉시 조치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단순한 육안점검이 아닌 장비 등을 활용한 면밀한 점검을 요구했다”고 밝혔다.국토부 권고에 따라 추가 조치가 이뤄졌고, 지난 2일 국토부 관계자가 참가한 안전조치 이행점검 회의가 열렸다. 이번에도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창원시가 18일까지 마치겠다고 한 재정비 과제도 이날 지적받은 내용들이다.2일 회의에서도 재개장이 좌절되면서 NC는 대체구장을 찾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2일 회의만 끝나면 5일부터 시작하는 KT와 홈 3연전은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심리적 마지노선’이 깨진 것이다.창원시에 대한 구단의 신뢰는 사실상 무너졌다. 그래서 ‘18일 재개장’ 약속도 선뜻 믿기가 어렵다. 창원시 발표에 따라 ‘홈 귀환’ 일정을 잡았다가 약속대로 진행이 되지 않으면 오히려 일이 더 꼬일 수 있다. 임시 홈구장 요청을 빠르게 받아준 울산시에 대한 도의적인 문제도 있다. 이진만 NC 대표이사는 임시 홈구장 발표 당시 “울산시가 문수구장의 전체 유지, 관리, 보수를 책임져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NC 역시 창원NC파크로 최대한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다. 문수구장을 쓰는 동안 선수들은 홈 일정인데도 숙소 생활을 해야 한다. 홈 이점을 살리기가 어렵다. 비용 문제도 크다. 숙소 비용에 광고 손실 등이 뒤따른다. 사고 이후 이미 발생한 손실이 수십억 원이다. 이미 야구단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었다. 시즌 내내 임시 홈구장을 쓴다면 손실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그런데도 NC는 홈 귀환에 신중하다. 지난 한 달여간 기억 때문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