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의 시즌 5호 홈런을 조명했다. 

이정후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 경기에 4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전, 5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의 10-6 승리를 이끌었다.

MLB닷컴은 경기 종료 후 "이정후는 한국 문화 유산의 밤을 맞아 수천 명의 (한국) 팬들이 운집한 가운데 8회말 3점 홈런을 터뜨렸다"며 "애리조나는 좌완 사이드암 조 맨티플리가 2사 2루에서 엘리엇 라모스를 고의4구로 거르고 이정후와 승부했다"고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날 애리조나와의 홈 경기에서 '한국 문화유산의 밤' 이벤트를 진행했다. K-POP 공연을 비롯해 한국 음식을 판매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여기에 이정후의 이름이 새겨진 스페셜 유니폼을 관중들에게 배포했다. 이정후는 '한국 문화유산의 밤'을 빛내는 축포까지 직접 쏘아 올렸다.  

이정후는 일단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신고, 팬들에게 첫 선물을 안겼다. 샌프란시스코가 4-3으로 앞선 3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중전 안타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지난 12일 미네소타 트윈스전부터 이날까지 3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이정후는 8회말 다섯 번째 타석에서 짜릿한 손맛까지 봤다. 샌프란시스코가 7-3으로 앞선 2사 1·2루 찬스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리고 스코어를 10-3으로 만들었다.

이정후는 지난 7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시즌 4호 홈런을 기록한 뒤 일주일 만에 시즌 5호 홈런을 쳐냈다. 멀티 히트도 정확하게 일주일 만이다. 

이정후는 애리조나 좌완 조 맨티플리를 상대로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한 초구, 2구를 지켜보면서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침착함을 유지했다. 3구째 볼을 골라낸 뒤 4구째 78마일(약 127km/h)짜리 몸쪽 낮은 코스로 들어온 커브를 받아쳤다.

이정후의 타구는 속도 101.2마일(약 162km/h), 비거리 107m를 기록하면서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좌타자들에게 악명 높은 오라클파크의 7.3m짜리 거대한 펜스를 넘겨버렸다. 2025 시즌 홈 구장 첫 홈런의 기쁨을 맛봤다. 

이정후는 8회말 홈런 타석에 들어서기 전 2사 2루에서 애리조나 벤치가 엘리엇 라모스를 고의 4구로 거르고 1루를 채운 선택을 내린 걸 후회하게 만들어줬다. 샌프란시스코 4번타자의 위용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이 이정후를 이틀 연속 4번 타순에 배치한 건 신의 한 수가 됐다. 이정후는 지난 13일 애리조나를 상대로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4번타자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정후는 2024 시즌 샌프란시스코 리드오프로 낙점됐지만 메이저리그 투수들 구위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5월에는 수비 중 펜스에 충돌, 어깨 부상까지 당하면서 37경기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OPS 0.641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고 시즌 아웃됐다.

이정후는 겨우내 이를 악물고 재활에 매진했다. 다행시 순조롭게 부상에서 회복한 뒤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멜빈 감독이 3번타자 겸 중견수를 맡긴 가운데 2025 시즌 개막 직후 맹타를 휘두르면서 팀 간판 타자로 떠올랐다.

이정후는 지난 8일 시카고 컵스전, 10~11일 미네소타 트윈스전까지 3경기 연속 무안타로 3할 타율이 무너지면서 슬럼프를 겪었다. 하지만 다시 3경기 연속 안타는 물론 시즌 5호 홈런까지 수확하고 타격감과 자신감을 모두 되찾았다. 2025 시즌 타율도 0.288(163타수 47안타)까지 상승했다.

사진=AP/AFP/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