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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를 바꾼 최형우의 ‘그 미팅’… 리더십은 말이 아닌 행동과 울림에서 나온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 1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를 앞두고, KIA 선수들은 양말을 바짝 끌어올렸다. 이른바 ‘농군 패션’이었다. ‘농군 패션’은 보통 팀이 좋은 상황에서 나오지 않는다. 뭔가 KIA에 위기에 몰렸다는 의미였다. 14일 광주 롯데전에서 0-4로 진 직후 나온 결정이었다.
이를 주도한 이는 다름 아닌 팀 최고령 선수인 최형우(42)였다. 최형우는 경기 전 후배들과 미팅에서 농군 패션을 제안했다. 후배들은 레전드이자, 팀 내 최고령인 최형우의 이야기에 너도나도 유니폼을 고쳐 입었다. 이날 선발 투수로 나선 아담 올러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의 빨간 양말이 도드라졌다.
‘농군 패션’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 정확하게 계량되기 어렵다. 양말을 바짝 끌어올려 무조건 좋은 경기력이 나온다면, 아마도 현대 야구의 모든 선수들이 그렇게 하고 경기에 나설 것이기에 특별한 ‘패션’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최형우는 그런 식으로라도 뭔가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가장 중요하게 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팀’이었다. 팀원 모두가 그 책임감을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숱한 연승은 물론 연패도 겪어본 이 베테랑은 그 마음가짐이 부진 탈출의 작은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지난해 통합 우승 팀이자, 올 시즌을 앞두고 각종 프리뷰에서 ‘절대 1강’으로 뽑혔던 KIA다. 지난해 2위 삼성과 9경기 차이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고, 표면적으로 전력의 큰 누출이 없었으니 당연한 일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선수단이 부상 악령에 시달렸다. 또 꼭 부상 핑계를 대기에는 전체적인 선수들의 경기력과 집중력, 그리고 분위기가 작년만 못했다.
올 시즌 팀 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시작부터 끝까지 자기 몫을 해낸 선수 중 하나인 최형우는 그 물줄기를 정확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15일 경기를 앞두고 농군 패션을 주도함과 동시에, 경기 전에는 후배들에게 배팅볼을 던져주며 뭔가의 흐름을 바꾸려고 노력했다. 공교롭게도 KIA는 이날 접전 끝에 7-6으로 이기고 주중 3연전 위닝시리즈를 확정했다.
사실 최형우는 막 나서서 뭔가를 하는 유형의 선수는 아니다. 근래 들어 주장은 후배들이 했고, 최형우는 조용히 이 리더들의 뒤를 봐주는 선수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직접 나섰다. 보기 드문 일이었다. 최형우는 경기 후 이에 대해 “뭐라도 하자는 심정으로 선수들에게 농군바지를 입자고 제안했다. 팀이 좋은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오늘 배팅볼 던져준 것도 비슷한 의미”라고 했다.
이어 “후배 선수들에게 따로 조언을 하고 있지는 않는다. 그것보다는 상황을 이겨내려고 하는 의지가 중요한 것 같다. 라인업에 있는 9명의 선수 모두가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시기이다. 타석에 대충 들어가서 몇 타석 치고 내려와야지 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 모두가 집중력을 가지고 플레이해서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결국 팀이 이기려면 특정 몇몇 선수의 활약이 아닌, 모두가 합심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다졌다.
말로만 한 게 아니었다. 나이와 경력에서 오는 권위에서 리더십을 찾으려고 하지 않았다. “집중력을 가지고 플레이하자”는 주문을, 스스로 행동을 통해 보여주기 시작했다. 최형우는 당장 15일 경기에서 3회 이날 결승타를 기록하는 등 3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으로 대활약했다. 분위기 반전의 신호탄을 스스로 만들었다.
17일 광주에서 열린 두산과 더블헤더 두 경기에서도 모두 활약했다. 1경기에서는 1회 1사 2,3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때리며 역시 또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하며 연승을 이끌었다. 2경기에도 나선 최형우는 1회 좌중간 적시 2루타를 치며 역시 팀에 선취점을 안기는 등 찬스 때마다 강한 모습으로 ‘해결사’라는 단어를 일깨웠다. 최형우라는 거목이 든든하게 버틴 KIA는 결국 4연승을 기록하며 기어이 5할 승률에 다다랐다.
주말 두산 3연전에서는 최형우가 바란 그 그림이 그대로 드러났다. 특정 주축 선수들에 의존하는 야구가 아니었다. 엔트리, 더그아웃에 있는 모든 선수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들의 몫을 했다. 특히 18일 더블헤더 2경기에서 이 힘겨운 상황을 승리로 이어 갈 수 있었던 것은 주축 선수들이 아닌, 그간 백업이거나 2군에서 오래 있었던 선수들이었다. 주축 투수들이 연투에 걸려 나오지 못하는 결정적인 순간 윤중현이 2⅓이닝 무실점 역투로 팀을 구해냈고, 결승점의 시작은 김호령의 2루타였다. 김규성 오선우 박정우 등 백업 선수들의 힘이 빛났다. 만약 KIA가 올해 원하는 성적으로 시즌을 마칠 수 있으면, 15일의 그 미팅은 중요한 전환점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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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별 팀순위
순위 | 팀 | 경기 | 승 | 무 | 패 | 승점 |
---|---|---|---|---|---|---|
1 | 리버풀 | 36 | 25 | 8 | 3 | 83 |
2 | 아스날 | 37 | 19 | 14 | 4 | 71 |
3 | 뉴캐슬 | 37 | 20 | 6 | 11 | 66 |
4 | 첼시 | 37 | 19 | 9 | 9 | 66 |
5 | 에스턴 빌라 | 37 | 19 | 9 | 9 | 66 |
6 | 맨시티 | 36 | 19 | 8 | 9 | 65 |
7 | 노팅엄 | 37 | 19 | 8 | 10 | 65 |
8 | 브렌트포드 | 37 | 16 | 7 | 14 | 55 |
9 | 브라이턴 | 36 | 14 | 13 | 9 | 55 |
10 | 풀럼 | 37 | 15 | 9 | 13 | 54 |
11 | 본머스 | 36 | 14 | 11 | 11 | 53 |
12 | 펠리스 | 36 | 12 | 13 | 11 | 49 |
13 | 에버튼 | 37 | 10 | 15 | 12 | 45 |
14 | 울버햄튼 | 36 | 12 | 5 | 19 | 41 |
15 | 웨스트햄 | 37 | 10 | 10 | 17 | 40 |
16 | 맨유 | 37 | 10 | 9 | 18 | 39 |
17 | 토트넘 | 37 | 11 | 5 | 21 | 38 |
18 | 레스터 시티 | 37 | 6 | 7 | 24 | 25 |
19 | 입스위치 | 37 | 4 | 10 | 23 | 22 |
20 | 사우샘프턴 | 37 | 2 | 6 | 29 |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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