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권수연 기자) 손흥민은 이제 명실상부 토트넘 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당당히 올리게 됐다. '엘리트 주장' 중 하나다.

토트넘 공식 SNS는 2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71-72시즌 유로파리그(이전 명칭 UEFA컵) 우승컵을 든 주장 앨런 멀러리와, 83-84시즌 UEFA 우승컵을 든 스티브 페리먼 사이에 손흥민이 서 있는 사진을 게시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토트넘 주장 엘리트 그룹에 합류했다. 토트넘의 공인 레전드"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의 유로파리그 우승은 83-84시즌 이후 자그마치 41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앞서 토트넘은 22일 오전 4시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 1-0으로 승리했다.

맨유의 압박을 떨쳐낸 토트넘은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의 선제골을 경기 종료까지 지켜내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손흥민은 후반 22분 히샤를리송과 교체되어 출전했고 약 30분 정도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간 준우승 길목에서 유구히 좌절했던 토트넘이다. 16-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8-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20-21시즌 리그컵에서 연달아 준우승만 거둬왔다. 2008년 리그컵 우승 이후 메이저 리그 우승 타이틀과는 연이 닿지 않았다.

주장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이래 10년 동안 우승컵이 없어 속을 끓였다.

그러나 이제는 각종 타이틀을 주렁주렁 달고 공식 '토트넘 레전드'가 됐다. 커리어 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게 된 것이다. 07-08시즌 이호, 김동진에 이어 17년 만에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든 한국 선수가 됐으며, 동시에 대한민국 사상 최초로 유럽 리그 주장으로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든 선수가 됐다.

손흥민은 올 시즌 내내 쉴 틈이 없었다. 엔트리 부족으로 인해 자신의 포지션을 일부 포기하면서 팀원들을 밀어주는 역할로 나섰다. 경기력 기복 이슈도 있었고 시즌 후반에는 발 부상으로 인해 결장이 불가피했다. 설상가상으로 유로파리그 결승 직전 스캔들이 터지며 온갖 어려움이 산적했다.

그러나 이를 이겨내고 끝내 트로피를 들어올리는데 성공했다.

경기 후 손훙민은 구단과의 공식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해냈다. 믿을 수 없다"며 "제가 이 팀에 남겠다고 거듭 이야기했던 이유는, 뭔가 특별한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사람들이 결코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일을 해냈다. 우선 우승을 좀 즐기자"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이 길을 걸어오면서 작은 의심이라도 가진 적 있느냐'는 물음에 "한번도 의심한 적 없다"며 "어려운 경기도 있었지만 항상 이 대회를 우승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마침내 트로피를 들었다. 모든 공을 선수단에게 돌린다. 첫 날부터 모두들 훌륭했다. 그들이 지금까지 경험했던 주장 중, 제가 최고는 아닐지라도 선수들은 정말로 저를 존중해줬고 친절했다. 이런 엄청난 선수단과 함께 해서 큰 행운이다. 저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고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구단 인터뷰어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전 세계 토트넘 팬들에게 당신은 역사상 최고 주장 중 한 명이 됐다"며 "오늘 우승하며 당신이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든 사진이 영원히 역사에 남게 됐다"고 답했다.

이에 손흥민은 "저는 모든 순간들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며 "새 경기장에서 첫 골을 넣은 것, 이 구단의 주장이 된 것, 유로파리그 우승까지. 이 추억들을 뭐라 말할 수 있을까. 지난 10년 간 영원히 잊지 못할 특별한 순간을 만들었다"며 재차 행복을 표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에서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일단은 너무 오래 걸린 것 같아서 죄송하다"며 "선수들이 정말 많이 노력했고, 죽을힘을 다했고, 끝까지 달려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 쉬지 않고 한국에서 응원을 해주셔서 이런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완벽한 퍼즐을 맞추는 것은 저희 축구팬들 덕분에 가능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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