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 18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롯데 자이언츠 경기. 5회말 롯데 선두타자 장두성은 삼성 선발투수 이승현이 던진 직구(136km)에 헬멧을 맞았다. 헤드샷이었다. 투수는 자동 퇴장. 

바뀐 투수 양창섭이 2사 2,3루에서 전민재에게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후속 타자 윤동희는 양창섭의 초구 직구(148km)가 머리 쪽으로 날아오자 황급하게 몸을 피했다. 

이 때 갑자기 김태형 롯데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뛰쳐나왔고, 삼성 벤치와 선수들을 향해 격앙된 감정을 터뜨렸다. 양 팀 선수들의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다. 

# 23일 잠실 NC 다이노스-두산 베어스 경기. 4회초 NC 박건우는 두산 선발투수 콜어빈의 직구(149km)에 왼쪽 옆구리를 강타 당한 후 고통을 호소했다. 

6회초 2사 후 박건우 타석. 박건우는 콜어빈 상대로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파울 타구 4개를 때려냈다. 콜어빈의 7구째 직구(149km)가 머리 쪽으로 날아왔고, 박건우는 깜짝 놀라며 피했다. 

박건우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마운드로 향하자, 두산 포수 김기연이 말렸다. 양 팀 선수들이 몰려나와 벤치 클리어링으로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현역 시절 ‘악마의 2루수’로 활약한 정근우는 유튜브 채널 ‘정근우의 야구인생’에서 송승준과 함께 약 40분에 걸쳐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지는 상황과 실제 선수들의 마음, 야구 중 벌어지는 심리전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근우는 벤치 클리어링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빈볼 상황을 언급하며 “타자의 입장에서 투수가 일부러 맞췄다, 아니다를 안다. 일부러 맞췄을 때는 안 아프다. 정말 생각도 안했는데 맞을 때가 아프다”고 언급했다. 이어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김진우(KIA 은퇴)처럼 공이 무거운 선수들의 공이 소사나 리즈처럼 빠른 공을 가진 선수보다 훨씬 아프다”고 말했다.

정근우는 자신이 보복성 사구를 맞았지만, 동료들에게 벤치 클리어링을 하지 않도록 자제시킨 적도 있다. 2016년 6월 한화와 NC 경기 도중 정근우는 상대 투수가 던진 직구에 허리 부위를 맞았다. 상대 투수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 맞는 순간 고통을 호소한 정근우는 잠시 후 1루로 걸어나가면서, 한화 벤치의 동료 선수들을 향해 손으로 ‘나오지 마라’는 제스추어로 벤치 클리어링을 막았다.

송승준은 롯데 시절 벤치 클리어링을 회상하며 “팀이 연패 중인데 부상 선수까지 나오면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들어서 벤치 클리어링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우리 선수가 맞았는데 동료들이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며 섭섭할 수도 있지 않냐. 팀워크를 생각해서 벤치 클리어링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언급했다.

송승준은 미국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졌는데 샌드위치를 먹고 있다가 못나간 적이 있다. 미국에서는 나가지 않으면 벌금을 내고, 동료들에게도 질타를 받는다. 선수들에게 정식으로 사과까지 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또 “미국에서는 타자를 맞췄다고 고개를 숙이거나 모자를 벗는 일이 절대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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