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한국이 월드컵에서 톱시드를 차지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톱시드 이점을 살려 상대적으로 수월한 조가 편성됐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오는 9월 칠레에서 열리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 참가한다.

이창원호는 30일(한국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진행된 U-20 월드컵 조 추첨식에서 톱시드를 배정 받았고, 우크라이나, 파라과이, 파나마와 함께 B조에 묶였다.

U-20 월드컵은 24개 팀이 참가해 4개 팀씩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진행한다. 각 조 1~2위가 16강에 직행하고, 각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4개 팀이 추가로 16강에 합류한다.

한국은 2019년 대회 준우승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당시 이강인을 앞세웠던 한국은 결승에서 아쉽게 우크라이나에 패해 우승에 실패했지만 역대 최고 성적을 내며 황금세대의 탄생을 알렸다.

지난 2023년 대회에서는 4위를 차지했다. 최근 3차례 대회에서 준우승, 4위, 16강(2017년) 등 좋은 성적을 거둔 덕에 톱시드 자격을 얻었다. 다행히 까다로운 팀들을 피하면서 수월한 조가 만들어졌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자력으로 톱시드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7년에는 개최국 자격으로 톱시드에 배정됐지만 이번에는 꾸준한 성적이 뒷받침 된 결과였다.

한국은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때 톱시드에 오른 적이 있긴 했다.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획득, 2016 리우 올림픽 8강 진출 등에 힘입어 올림픽 남자축구 톱시드 영광을 일궈냈다.

하지만 올림픽은 FIFA 주관대회는 아니다.

이번 U-20 월드컵에서 FIFA 주관대회 최초로 남자축구 종목 톱시드 획득을 일궈냈다(2025년 4월2일 본지 기사 '한국 축구, 월드컵에서 '톱시드 국가' 된다니! 그것도 브라질 제치고…6월에 일어날 '실화'다' 참조).

U-20 월드컵은 조추첨 때 24개 참가국의 과거 5개 대회 본선 승점을 자료 삼아 시드국을 정했다. 6개국씩 톱시드, 2그룹, 3그룹, 4그룹으로 구분했다.

2021년 대회가 코로나19로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2013년, 2015년, 2017년, 2019년, 2013년 대회에서 얻은 승점에 2013년은 0.2를 곱하고, 2015년은 0.4, 2017년은 0.6, 2019년은 0.8, 2023년은 1.0을 곱하는 식이다. 여기에 각 대륙별 예선 우승팀은 보너스 포인트 5점을 더 받았다.

한국은 2013년 대회에선 1승3무1패(승점 6)을 기록하며 8강까지 올랐다. 2015년엔 아시아 예선에서 탈락했다. 2017년엔 개최국으로 자동 출전한 뒤 2승2패(승점 6)으로 16강까지 갔다. 폴란드에서 열렸던 2019년 대회에선 이강인을 앞세워 4승1무2패(승점 13)의 좋은 성적을 내면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직전 대회였던 2023년 아르헨티나 대회에선 3승2무2패(승점 11)를 찍으면서 4위에 올랐다.

이를 U-20 월드컵 시드 배정 방식 산식에 대입할 경우, 한국은 2013년 대회 승점이 1.2점, 2015년 대회 승점이 0점, 2017년 대회 승점이 3.6점, 2019년 대회 승점이 10.4점, 그리고 2023년 대회는 승점 11점이 되고 이를 전부 더하면 26.2점이 된다.

이창원호는 24개국 중 시드배정 순위 4위를 차지했다. 개최국 칠레, 남미 대회 우승국 브라질, 직전 대회 준우승 팀 이탈리아와 8강 팀 미국, 콜롬비아와 함께 톱시드에 배정됐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다행히 브라질,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멕시코 등 까다로운 팀들을 모두 피하면서 톱시드에 배정된 이점을 톡톡히 누렸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이창원 감독은 "전통적인 강호들을 피한 것은 안심"이라면서도 "이 연령대에서는 변수가 많다. 우크라이나는 2019년 대회 우승팀이고, 파라과이와 파나마는 개최국과 인접한 국가라 현지 적응에서 우리보다 유리할 것"이라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어 "어떤 상대를 만나는지보다 우리가 탄탄하게 준비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아시안컵 이후 발전시켜야겠다고 생각한 점들이 있다. 앞으로 예정된 소집훈련이 많지 않겠지만 곧 참가할 이집트 국제 친선 경기를 비롯해 남은 기간 동안 한 단계씩 밟아가며 월드컵을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창원호는 현지시간으로 9월 27일 오후 5시 우크라이나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갖는다. 이어 같은 달 30일 오후 5시 파라과이와 2차전을 치르며 10월 3일 오후 5시 파나마와 격돌한다.

조별리그 3경기는 모두 칠레 발파라이소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엘리아스 피게로아 브란데르에서 진행된다.

◆ 2025 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조 추첨 결과

A조= 칠레 뉴질랜드 일본 이집트

B조= 한국 우크라이나 파라과이 파나마

C조= 브라질 멕시코 모로코 스페인

D조= 이탈리아 호주 쿠바 아르헨티나

E조= 미국 뉴칼레도니아 프랑스 남아프리카공화국

F조= 콜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노르웨이 나이지리아

사진=대한축구협회,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