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김태훈이 팀 7연승의 깜짝 주역으로 떠올랐다.

김태훈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8회초 대타로 출전해 2점 역전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는 팀이 3-4로 밀리던 8회초 2사 1루에 이재현의 대타로 나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0m 대형 홈런포를 날렸다. 베이스를 도는 김태훈의 얼굴에는 설렘과 환희가 가득했다.

그의 홈런으로 5-4 역전에 성공한 삼성은 구자욱의 안타로 1점을 추가, 남은 두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6-4로 승리하며 7연승 질주를 이어갔다.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했던 2015시즌 이후 꼭 10년 만의 7연승이다.

아울러 김태훈에겐 시즌 첫 홈런이자 KT 위즈 소속이던 2021년 6월 이후 4년 만에 그린 아치였다.

지난 2015년 KT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한 김태훈은 10년 동안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데뷔 시즌 22경기에 나서 타율 0.209를 기록했던 그는 이후 4년 동안은 1군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 2023년 삼성으로 이적한 뒤로도 기회를 잡지 못하던 그는 지난 시즌 퓨처스(2군)리그에서 84경기에 나서 90안타 11홈런 타율 0.320을 기록, 타격왕에 오르며 올 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리고 이날 팀의 10년 만의 7연승을 결정짓는 개인 통산 3호 홈런을 터트리며 자신의 이름을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김태훈은 "살면서 이런 날이 안 올 줄 알았다"고 감격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힘든 시간이 많았다. 1군보다 2군에 있는 시간이 길었는데, 그래도 버티면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고 버텼다. 버티다 보니 이렇게 역전 홈런을 치는 날도 왔다. 타구가 넘어간 걸 확인하곤 너무 행복해서 감정을 숨길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외야진을 구축하고 있는 삼성인 만큼 김태훈도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다만 그는 "어린 선수들이 잘해서 제 기회가 줄어든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제가 잘해야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계속 연습하고 있었다. 감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고 답했다.

이날 타석에 들어가기 전 박진만 감독은 김태훈을 불러 딱 한 마디만 지시했다.

김태훈은 "감독님이 부르시더니 '앞에서 쳐라'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마음이 편했다. '잘 쳐라' '안타 쳐라'가 아닌, 그냥 앞에서 치라고만 하셔서 그렇게 앞에 두고 쳤다. 그게 또 잘 맞아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오늘 하루 잘 치긴 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그는 "이제 또 많이 준비해서 기회가 또 온다면 살리는 방향으로 가겠다. 너무 잘하려고 한다고 잘 되는 게 아니다. 계속 준비하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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