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지난해 LA 다저스 월드시리즈의 영웅으로 활약하고도 재계약 문의조차 받지 못한 워커 뷸러(보스턴 레드삭스)가 다저스의 트레이드 영입 대상으로 지목됐다.

현지 매체 'ESPN'은 4일(이하 한국시간) "최근 며칠 사이 의미심장한 탐색성 전화들이 오가기 시작했다. MLB 트레이드 마감 시즌이 도래한 것이다. 실제 거래가 이루어지기까지는 며칠, 몇 주, 혹은 몇 달이 걸릴 수 있지만, 많은 트레이드는 6월 초부터 구단 간의 연락으로 시작된다"라며 각 구단의 트레이드 가능성을 조명했다.

매체는 다저스의 최적 영입 대상으로 현재 보스턴에서 활약 중인 워커 뷸러를 선정하며 "다저스가 120승을 거둘 거라는 기대는 애초에 비현실적이었다. 이 팀은 정규시즌이 아닌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위력적인 26인 로스터를 만들기 위해 움직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저스는 지난해 10월 뷸러가 어떤 존재로 변하는지를 똑똑히 보았다. 뉴욕 메츠를 상대로 한 4이닝 무실점,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한 또 다른 5이닝 무실점. 그리고 월드시리즈(WS) 우승을 확정 지은 마지막 3아웃까지"라고 덧붙였다.

2015 MLB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4순위로 다저스에 입단한 뷸러는 2017년 빅리그에 데뷔해 지난 시즌까지 9년 동안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다. 특히 2018, 2019, 2021시즌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3시즌 동안 총 38승을 수확하는 등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는 2022년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긴 공백기를 가졌다. 2024시즌 부상에서 돌아왔으나 16경기 1승 6패 평균자책점 5.38로 이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정규시즌을 아쉽게 마무리한 뷸러는 포스트시즌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메츠와 챔피언십 시리즈 3차전에 선발로 나와 4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고, 양키스 상대 WS 3차전 선발 등판에서도 5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리고 마지막 5차전 9회 말 팀의 마지막 투수로 나와 1이닝을 깔끔하게 정리하며 다저스의 2024시즌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렇게 다저스가 우승 반지를 차지하는 데 크게 기여한 뷸러는 시즌 종료 후 다저스로부터 퀄리파잉 오퍼조차 받지 못했다. 다저스는 부상 우려가 있는 뷸러 대신 블레이크 스넬과 5년 1억 8,200만 달러 규모 깜짝 계약을 맺으며 선발진을 보강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역대 최고의 선발진을 꾸렸다 평가받던 다저스는 핵심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제대로 된 로테이션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스넬과 사사키 로키가 어깨 부상으로, 타일러 글래스노우는 원인 모를 전신 문제로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특히 스넬은 4월 3일 등판을 마지막으로 2달 넘게 1군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지만, 아직 불펜 피칭조차 시작하지 않은 단계로 복귀 일자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여전히 1경기 차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다. 거기에 부상에서 돌아온 클레이튼 커쇼가 무난하게 로테이션에 합류하면서 조금은 숨통이 트였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브루스더 그라테롤, 에반 필립스, 커비 예이츠 등 불펜 자원들까지 줄줄이 IL로 향한 가운데 지금과 같은 마운드 운용을 계속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뷸러는 올 시즌 보스턴 소속으로 9경기에 선발 등판해 46⅔이닝을 투구하며 4승 3패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했다. 올 시즌 뷸러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한 다저스 선발투수는 야마모토 요시노부(67⅔이닝)와 더스틴 메이(61⅔이닝)뿐이다.

ESPN은 "다저스와 뷸러의 재회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보스턴이 완전히 무너져야 한다. 지금 모습이 꽤 안 좋아 보이긴 하지만, 아직 그런 결론을 내리기엔 이르다. 또한 다저스는 유망주 풀이 매우 탄탄하기 때문에 마감일에 원하는 선수를 고를 수 있는 여력이 있다"라면서도 "그러나 구단 시스템을 알고, 문화에 익숙하며, 가장 중요한 순간에 강한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면 그건 거의 완벽한 맞춤형 영입"이라며 트레이드의 정당성을 제시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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