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는 ‘바람’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경기 연속 3출루 경기를 기록했다.이정후는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홈경기에 2번·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1안타 2볼넷 1득점으로 활약했다. 시즌 타율은 0.276에서 0.277(242타수 67안타)로 소폭 상승했다.이정후는 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부터 3경기 연속 멀티 출루, 6일 샌디에이고전부터 두 경기 연속 3출루를 이어갔다.이정후는 1회말 첫 타석부터 안타를 날렸다. 무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애틀랜타의 오른손 선발 투수 스펜서 슈웰렌바흐의 초구 96마일(약 154.5㎞) 커터가 한복판으로 날아오자 지체없이 방망이를 휘둘러 총알 같은 우전 안타를 쳤다. 이후 이정후는 후속 타자 윌머 플로레스의 우전 적시타 때 3루를 밟았고, 도미니크 스미스의 희생타로 득점했다.

이정후는 3-0으로 앞선 2회말 공격에서 볼넷을 얻으며 일찌감치 멀티 출루를 완성했다. 1사 1루에서 슈웰렌바흐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바깥쪽 스플리터를 잘 골라내 출루했다.3-2로 앞선 5회말 공격은 아쉬웠다. 선두 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슈웰렌바흐와 다시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고, 7구째 97.1마일(약 156.3㎞) 패스트볼을 쳤다가 바깥쪽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샌프란시스코는 5회말에 추가 득점해 4-2로 앞섰으나 7회초 수비에서 불펜이 흔들리며 4-4 동점을 허용했다. 이정후는 팽팽히 맞선 7회말 무사 1루 기회에서 타점 기회를 잡았으나 1루 주자 엘리엇 라모스가 도루를 시도하다 횡사해 찬물을 끼얹었다.하지만 이정후는 흔들리지 않고 투수와 승부를 이어갔다. 크레이그 킴브럴을 상대로 볼 4개를 내리 골라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다. 하지만 이후 주루 플레이는 아쉬웠다. 이정후는 킴브럴의 세 번째 견제 때 스텝이 엉키면서 견제사로 아웃됐다.MLB는 2023시즌부터 피치 클록 도입과 함께 투수의 견제 시도에 제한을 뒀다. 2회까지 견제는 가능하지만 세 번째 견제에서 주자를 잡아내지 못하면 투수에게 보크를 준다. 이정후는 이를 이용해 도루를 시도하려다가 킴브럴의 모험수에 당했다.

한편 양 팀은 정규이닝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전을 펼쳤다. 샌프란시스코는 4-4로 맞선 10회초 수비를 무실점으로 잘 막은 뒤 10회말 승부치기 공격에 나섰다.이정후는 1사 2루 기회에서 우완 피어스 존슨을 상대로 2루 땅볼로 아웃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이정후의 타구는 진루타가 됐고, 이는 결과적으로 승리의 징검다리가 됐다. 애틀랜타 존슨의 후속 타자 윌머 플로레스를 상대로 폭투를 던졌고, 그 사이 3루 주자 타일러 피츠제럴드가 홈을 밟으면서 5-4로 경기를 끝냈다.샌프란시스코는 3연승을 달리면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LA 다저스와 승차를 2경기로 좁혔다.한편 이날 이정후는 다소 억울하게 수비 실책을 기록했다. 그는 3-1로 앞선 4회초 수비 2사 1·2루에서 상대 팀 마이클 해리스 2세가 친 중전 안타를 잘 잡아 곧바로 홈으로 송구했다.포수 앞으로 향하는 정확한 송구였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포수 패트릭 베일리가 공을 놓쳤고, 홈으로 파고드는 주자를 잡지 못했다. MLB 기록원은 이를 이정후의 실책으로 체크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