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후광 기자] 롯데가 단독 4억 원에 특급 외국인투수를 품었다. 데뷔 경기에서 폴더 인사로 삼중 도루를 허용했으나 곧바로 루틴 변경을 시도하더니 무시무시한 강속구를 던지는 '언터쳐블 피처'가 됐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투수 알렉 감보아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9차전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 96구 호투로 시즌 2승(1패)째를 챙겼다. 팀을 4연속 루징시리즈 늪에서 구해낸 값진 승리였다. 

경기 후 만난 감보아는 “짧은 휴식에도 경기 준비를 잘한 거 같다. 그리고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롯데 팬들의 응원으로 인해 아드레날린이 많이 뿜어져 나왔다. 그래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라고 승리 소감을 남겼다. 

4-2로 앞선 7회말 2사 1, 3루에서 정철원에게 마운드를 넘긴 감보아.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향한 욕심은 없었을까. 그는 “팀에서 운영하는 대로 맞춰서 하는 게 옳은 거 같다. 코치님들이 내가 볼 수 없는 어떤 부분을 보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 교체로 인해 팀이 이겼기 때문에 그 결정을 존중한다”라고 성숙한 답변을 남겼다. 

감보아는 정철원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 3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롯데 원정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이 때 기분을 묻자 “믿을 수 없는 상황,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내가 이런 경험을 할 거라고 예상도 못했다. 전율이 흘렀다”라고 생생한 감정을 전달했다. 

감보아는 찰리 반즈를 웨이버 공시한 롯데와 지난달 14일 총액 33만 달러(약 4억 원)에 계약했다. 그리고 27일 대구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대망의 데뷔전을 가졌지만, 4⅔이닝 5피안타 3사사구 9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폴더인사’라는 별명이 붙은 독특한 투구 동작 탓에 삼중 도루를 허용하는 굴욕을 맛봤다. 

감보아는 곧바로 루틴 변경 작업에 착수했고, 3일 사직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폴더인사 없이 7이닝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첫 승을 거뒀다. 

감보아는 “첫 경기 이후 즉흥적으로 루틴을 바꿨다. 한국 야구는 주자들이 굉장히 빨리 뛴다는 걸 직접 보고 느꼈기 때문에 빨리 바꾸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라며 “(폴더인사) 모션은 나만의 리듬감을 갖기 위해 한 건데 지금은 그 자세 없이도 리듬감을 잘 찾는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도루 1개가 전부인 두산 김재환에게 4회말 기습적인 2루 도루를 허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감보아는 “주자의 체격을 보고 도루 여부를 판단했다. 김재환의 경우 뛰지 못할 거 같았는데 결국 뛰었다. 앞으로 한국 주자들에 대해 더 열심히 공부할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는 감보아 영입 당시 평균 구속 151km 강속구에 기대감을 드러냈는데 감보아는 명성대로 이날 최고 157km 강속구를 힘차게 뿌렸다. RPM이 2531, 수직 무브먼트가 61에 달했다. 

감보아는 “직구는 내게 좋은 구종이며, 오늘 배터리 호흡을 맞췄을 때 잘 먹혀 들어갔다. 직구가 잘 먹히니 변화구를 더 좋은 타이밍에 잘 썼다. 오늘 직구가 참 좋았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감보아에게 향후 꿈의 구속이라 불리는 100마일(161km)도 보여줄 수 있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그는 “도전해보겠다. 한 번 열심히 던져보겠다”라며 의욕에 찬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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