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구단은 지난 14일 "플로리얼은 1군 엔트리 말소와 함께 외국인 재활선수로 등록됐다. 구단은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8일 광주 KIA전 사구 여파다. 당시 플로리얼은 6-6으로 맞선 연장 10회초 1사 2루에서 정해영의 시속 151㎞ 직구에 맞았다. 그날은 교체 없이 끝까지 수비를 소화하며 경기를 마쳤으나, MRI(자기공명장치) 검진 결과 오른쪽 손등에서 뼛조각이 발견했다.

고민의 시간이 있었다. 플로리얼은 부기나 통증이 없다고 경기 출전 의지를 보였고, 한화는 상태가 나을 때까지 1군에서 동행하며 그를 기다렸다. 10~12일 두산과 홈 3연전에서 첫 두 경기는 결장했고 마지막 경기는 대주자로 출장했으나, 결국 1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대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다는 건 최소 6주는 플로리얼을 쓰지 못한다는 뜻과 같다. 즉 전반기 아웃이다.

갈 길 바쁜 한화로서는 교체를 고려할 법도 했다. 올 시즌 합류한 플로리얼은 정규시즌 64경기 타율 0.271(258타수 70안타), 8홈런 29타점 36득점 13도루, 출루율 0.333 장타율 0.450 OPS(출루율+장타율) 0.783으로 성적이 다소 아쉽다. 물론 애초에 중견수 수비와 주루에서 큰 장점이 있어 데려온 것이긴 하나, 외국인 타자인 만큼 일정 이상의 퍼포먼스도 기대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시점이 애매했다. 최근 KBO리그에서 통하는 외국인 선수들은 대부분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 경계에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 메이저리그 팀들이 그 경계의 선수를 정리하는 시점이 7~8월쯤이고, 지금은 아직 선수들도 아시아 무대를 선택하기보단 콜업을 위해 마지막 스퍼트를 내는 시기다. 간혹 오랜 교감이 있었거나 때가 맞아 극적으로 데려오는 경우도 있으나, 쉽지 않다. 최근 다른 구단들도 완전 교체가 아닌 일시 대체 영입을 선택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한화가 1위 경쟁을 하는 동안 플로리얼의 수비가 주는 안정감도 무시하지 못했다. 간혹 낯선 구장과 잦은 낮 경기 이슈로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도 보였으나, 플로리얼의 타구 판단과 넓은 수비 범위는 관계자 다수가 인정한다. 자주 라인업이 바뀌는 한화 양 코너의 불안한 수비를 생각했을 때 플로리얼을 대체할 중견수는 내부에서나 외부에서나 찾기 쉽지 않다.

1번 타자로 나선 뒤 타격에서 조금씩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도 완전 교체보단 기다림을 선택하는 이유다. 플로리얼은 1번 타순에서 타율 0.314(70타수 22안타) 4홈런 7볼넷 12삼진, 출루율 0.380 장타율 0.571로 조금 더 안정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플로리얼이 자리를 비운 동안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의 공격력이 수비가 주는 안정감에 비해 월등하다면 교체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

조만간 일시 대체 외국인 타자의 영입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6주 뒤 한화 구단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