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한화 이글스가 6연승 불발에도 핵심 유망주의 호투라는 소득을 얻었다. 좌완 김기중이 쾌투를 선보이면서 향후 마운드 운영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지난 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9차전에서 3-6으로 졌다. 전날 6-0 완승과 함께 5연승을 내달렸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한화는 이날 선발투수로 출격한 강속구 사이드암 엄상백의 부진에 발목을 잡혔다. 엄상백은 3⅔이닝 6피안타 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6실점(5자책)으로 무너지면서 패전의 멍에를 썼다.

한화 벤치는 스코어가 0-6까지 벌어진 4회말 2사 3루에서 투수를 김기중으로 교체했다. 김기중이 올해 꾸준히 퓨처스리그에서 선발수업을 받고 있었던 만큼 남은 이닝을 최대한 길게, 최소 실점으로 막아주기를 기대했다.

김기중은 일단 고승민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 롯데가 더 달아나는 것을 막았다. 이어 5회말 선두타자 빅터 레이예스를 유격수 땅볼, 전준우를 3루수 직선타, 정훈을 유격수 땅볼로 솎아 내고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김기중은 6회말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선두타자 김민성을 2루수 뜬공, 전민재를 유격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다. 2사 후 박재엽을 중전 안타로 1루에 내보냈지만, 곧바로 한태양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끝냈다.

김기중은 7회말 선두타자 김동혁을 2루수 땅볼, 고승민을 삼진, 레이예스를 유격수 땅볼로 잡고 또 한 번 삼자범퇴로 롯데 타선을 잠재웠다. 다만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8회말 1사 1루에서 김민성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1·3루 실점 위기에 몰렸다.

김기중은 일단 전민재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급한 불을 껐다. 한화 벤치는 3-6까지 롯데의 뒤를 쫓아간 상황에서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투수를 김범수로 교체했다. 김범수가 김기중의 승계주자들이 홈 플레이트를 밟게 하는 일 없이 8회말을 끝내면서 김기중은 4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게 됐다. 

김기중은 최고구속 145km/h를 찍은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57개의 공을 뿌렸다. 단 한 개의 4사구 없이 공격적인 투구를 펼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2002년생인 김기중은 2021년 유신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특급 유망주였다. 입단 첫해부터 1군 15경기 53⅔이닝 2승 4패 평균자책점 4.70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김기중은 2022시즌엔 5경기 12이닝 2패 평균자책점 6.00으로 성장통을 겪었다. 2023시즌 37경기 56⅓이닝 1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4.63, 2024시즌 27경기 59이닝 5승 4패 평균자책점 6.56으로 1군에서 확실하게 자리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김기중은 2025시즌 한화 투수층이 급격히 강해진 여파로 개막을 2군에서 맞이했다. 꾸준히 선발 수업을 받고 있던 상황에서 지난 11일 콜업,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1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기중은 일주일 만에 다시 오른 1군 마운드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한화는 류현진이 경미한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는 데다 엄상백, 문동주 등 국내 선발투수들의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다. 김기중이 여기서 힘을 보태준다면 전반기 선두 수성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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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