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타순 변화도 소용이 없다. 지독한 슬럼프에 시달리고 있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네 번의 타석에서 단 한 번도 출루하지 못하고 침묵했다.

이정후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홈경기 6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부진했다. 6안타 2득점 빈공에 시달린 샌프란시스코는 2-4로 패하며 4연패 늪에 빠졌다. 시즌 첫 승을 노렸던 '통산 262승' 베테랑 저스틴 벌랜더는 4⅔이닝 7피안타 4실점(3자책)으로 4패(평균자책점 4.45)째를 기록했다.

직전 7경기서 1번 타자로 출전해 타율 0.172(29타수 5안타)로 부진의 늪에 빠졌던 이정후는 MLB 데뷔 후 처음으로 6번 타순에 배치됐다. 하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샌프란시스코가 0-1로 뒤진 2회 말 1사 1루 찬스서 첫 타석을 맞은 이정후는 로건 앨런을 상대로 1-2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뒤 몸쪽 싱커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클리블랜드는 4회 초 다니엘 슈니먼이 스리런 홈런을 터뜨려 4-0으로 달아났다. 4회 말 2사 1루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볼카운트 2-2에서 바깥쪽 낮은 코스의 스위퍼를 건드려 힘없는 투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샌프란시스코는 5회 말 엘리엇 라모스의 투런포로 2-4를 만들었다. 그러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6회 말 2사 2루 득점권 찬스에서 세 번째 타석을 맞은 이정후는 맷 페스타의 커터와 스위퍼를 파울로 끊어낸 뒤 4구째 스트라이크 존 높은 코스의 패스트볼을 때렸다. 하지만 타구는 유격수 정면으로 향해 땅볼 아웃이 되고 말았다.

9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클리블랜드 마무리 엠마누엘 클라세를 상대로 2구까지 볼을 골라낸 뒤 빠른 커터를 파울로 끊어내 6구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6구째 슬라이더가 한가운데 실투로 몰린 것을 받아 쳐 시속 100.8마일(약 162.2km)의 강한 타구를 만들었다. 이날 네 번의 타석 중 가장 잘 맞은 타구가 나왔지만, 공은 2루수 정면으로 향하는 땅볼이 됐다.

지난 15일 LA 다저스전 이후 3경기 만에 다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이정후는 시즌 타율이 0.265에서 0.261로 떨어졌다. OPS도 0.758에서 0.748로 하락했다.

이날 무안타로 이정후는 6월(현지 기준) 월간 타율이 0.192(52타수 10안타)가 됐다. 4월 27경기 타율 0.324(102타수 33안타) 3홈런 16타점 OPS 0.908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던 이정후는 5월 27경기 타율 0.231 (108타수 24안타) 3홈런 13타점 OPS 0.613로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6월에는 홈런 없이 타점도 3개뿐이며, 끝내 타율 2할의 벽이 무너졌다.

2017년 프로에 데뷔한 이래 월간 타율(최소 5타수 이상)이 2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닥을 뚫고 지하로 내려간 이정후의 타격감은 타순 변경에도 별다른 답을 찾지 못하고 말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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