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창원, 조형래 기자] “지금 박세웅이 때문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지금의 상승세가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 “사실 수도권 9연전 포함해서 2주가 고비라고 봤다. 걱정을 많이 했다”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결국 롯데는 수도권 9연전을 5승 3패(우천취소 1경기)로 마무리 했다. 이후 한화, 삼성과의 홈 6연전도 4승 1패(우천취소 1경기)를 기록하면서 최상의 마무리했다. 

“잘 버텼다기보다는 좋은 기운이 많이 오는 것 같다”라며 “올스타까지 지금 흐름을 잘 유지한다면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라고 강조하는 김태형 감독이다.

최근 상승세에 얼굴이 편 김태형 감독이다. 하지만 한 선수가 계속 마음에 걸리고, 이 선수 얘기를 하면 머리를 긁적일 수밖에 없다.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다. 박세웅은 지난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8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6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앞서 10일 수원 KT전 5이닝 12피안타(2피홈런) 2볼넷 2탈삼진 8실점으로 최악의 부진을 겪은 뒤, 11일 간의 재정비 시간이 있었지만 결국 회복하지 못했다. 1이닝 만에 포수를 바꾸는 등 온갖 수를 동원해 봤지만 무용지물이었다. 

24일 우천 취소된 창원 NC전을 앞두고 박세웅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팀은 9-6으로 역전승을 거뒀지만, 박세웅에 대한 고심이 깊어진 날이기도 했다. 개막 후 8연승의 기세는 온데간데없었다. 8연승 때와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이날 박세웅이 1회 박병호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는 등 아쉬움을 보이자 1이닝 만에 포수를 정보근에서 박재엽으로 교체했다. 김태형 감독의 성향상 포수 볼 배합의 문제로 여기는 듯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이날 “(정)보근이가 잘못해서 바꾼 게 아니다. (박)재엽이랑도 한 번 해보라고 해서 바꿔봤다. 도대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 하면서 바꿔봤다”라고 포수 교체의 이유를 설명했다. 선발 투수의 분위기 환기 차원에서 포수를 교체했다고 설명한 것. 그러면서 “내가 확신을 갖고 던져서 이겨내겠다가 아니니까 공이 정말 타자 스윙 궤도에 따라가더라”고 말했다.

괜찮아질 줄 알았다. 그런데 쭉 내리막이다. 김태형 감독도 당황스럽고 박세웅 스스로가 더 괴로울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한두 경기 그렇게 던지다가 괜찮으면 되는데, 지금은 쭉 내려갔다. 세웅이도 부담스럽고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혼동이 올 것이다”고 진단했다.

박세웅은 데이터에 대한 믿음이 깊은 편이다. 어떻게 보면 빠져있다고 볼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은 “심적으로 불안한 것이다. 공이 어디로 들어가고 빠지고를 신경 쓰지 말고 내 공으로 상대를 이겨내겠다고 생각하면 되는데…좋을 때는 자신 있게 던졌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까 똑같은 148km를 던져도 회전수 등 지표는 다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제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다. 그냥 편하게 던졌으면 좋겠다. 세웅이가 구위는 좋기 때문에 아주 고민이 많이 된다. 그래도 좋아질 것이다”라고 말하며 토종 에이스 부활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롯데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잇몸 야구 그 이상의 임플란트식 야구를 하면서 꾸역꾸역 버티고 있다. 그래도 새로운 외국인 선발 알렉 감보아의 역투, 이민석 홍민기 등 파이어볼러들의 깜짝 등장으로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결국 박세웅이 토종 에이스로 중심을 잡아줘야 흔들리지 않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다. 박세웅의 부활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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