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창원,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타선의 '기둥' 나승엽이 1군 무대로 돌아왔다. 타격 슬럼프에 불의의 부상까지 겹치면서 마음 고생이 컸지만, 이제 모두 훌훌 털어내고 팀 선두권 도약만 생각하겠다는 입장이다.   나승엽은 지난 2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팀 간 7차전 우천취소 직후 "2군에서 부상으로 입원까지 했을 때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며 "약간 뭔가 신생아가 된 기분이었다. 야구가 처음 시작할 때처럼 어렵게 느껴졌다.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었는데 이제는 팀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승엽은 2024시즌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121경기 타율 0.312(407타수 127안타) 7홈런, 66타점, OPS 0.880으로 펄펄 날면서 롯데 1루의 주인이 됐다. 아마추어 시절 '천재 타자'로 명성을 떨쳤던 재능이 만개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승엽은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지난해 11월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국가대표로 선발, 대만을 상대로 홈런을  때려내며 차세대 국가대표 1루수로 거듭났다.

2025시즌 개막 후엔 '성장통'을 겪었다. 지난 1일 1군 엔트리 말소 전까지 57경기 타율 0.246(199타수 49안타) 7홈런, 31타점, OPS 0.773으로 주춤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나승엽이 1군 경기에 계속 나서는 것보다 재정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 2군행을 지시했다. 나승엽도 빠르게 타격감을 회복해 1군으로 돌아가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나승엽은 불의의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지난 5일 수비 훈련 중 오른쪽 눈에 공을 맞으면서 입원까지 했다. 다행히 정밀 검진에서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일주일 가까이 병원 생활을 하면서 방망이를 손에서 놓을 수밖에 없었다. 나승엽은 "눈에 공을 맞고 입원까지 했을 때는 너무 답답했다"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정신 좀 차리라고 맞게 된 것 같다. 액땜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승엽은 원치 않았던 휴식 기간 동안에도 롯데 경기를 빠짐 없이 TV로 챙겨봤다. 롯데는 나승엽을 비롯해 윤동희, 황성빈, 손호영, 장두성, 이호준 등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 이탈 악재에도 단독 3위를 질주했다. 최근에는 큰 점수차 열세를 뒤집는 역전승을 수차례 연출, 뒷심과 저력이 생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승엽은 "롯데가 0-5, 0-6 이렇게 크게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한 명도 포기하는 선수가 없었다"며 "큰 점수를 한 번에 뒤집는 게 아니라 조금씩 좁혀가면서 뒤집는 게 너무 멋져 보였다. 나도 빨리 1군에 가서 보탬이 돼야 한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라고 돌아봤다.   또 "눈에 공을 맞는 부상 이후 거의 일주일을 누워만 있었다. 그때 복잡했던 생각이 많이 정리됐다"며 "다시 훈련을 하고 실전을 소화하니까 감각이 빠르게 돌아왔다. 컨디션은 지금이 제일 좋은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태형 감독도 나승엽의 1군 복귀가 반갑다. 팀이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나승엽까지 타선에 가세, 상대를 더욱 압박할 수 있는 카드가 늘어났다는 입장이다. 나승엽은 "TV로 롯데 경기를 보면서 정말 빨리 돌아오고 싶었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15경기 정도 남은 걸로 아는데 롯데가 더 좋은 순위로 마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창원, 엑스포츠뉴스/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