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강우진 기자]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버리는게 아니라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을 버려야 할 판이다. 김민재가 빠진 뮌헨이 FIFA(국제축구연맹) 클럽월드컵에서 엉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뮌헨은 25일(한국시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열린 FIFA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C조 최종 3차전에서 벤피카에게 0대1로 패배했다.

이로써 뮌헨은 조별리그서 2승 1패를 기록, 승점 6점으로 벤피카(승점 7점)에게 밀린 C조 2위를 확정했다.

세계적인 클럽인 만큼 팬들의 실망감은 크다. 특히나 수비진이 허술하다. 이날 전반전 일찍이 수비 집중력이 흐려지면서 뮌헨은 돌아 뛰는 벤피카의 안드레아스 시엘데루프를 마크하지 못하고 실점했다. 이후 추격 골에 실패한 뮌헨은 그대로 패배했다.

지난 21일 열린 C조 2차전에서도 수비 불안을 노출했다. 신입생 요나탄 타가 실망스러웠다. 후반 21분 보카주니어스의 메렌티엘에게 일격을 맞은 것. 메렌티엘은 순수 스피드로 타를 완벽하게 제압한 뒤 골망을 흔들었다. 타가 전속력으로 따라갔지만, 메렌티엘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스피드만큼은 일품인 김민재가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뮌헨은 오는 30일 플라멩구와 16강전을 치른다. 김민재가 훈련에 복귀함에 따라 토너먼트에서 출전할 가능성도 있다. 수비진의 전반적인 부진으로 뮌헨 입장에서는 김민재를 처분하기 곤란한 상황이 됐다.

앞서 뮌헨이 김민재의 매각을 위해 이적료를 3500만 유로(약 553억원)까지 낮췄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지난 시즌 부진에 대한 책임으로 그를 매각한다는 것이다

자연스레 김민재에게 유럽 전역에서 많은 관심을 보내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과 프랑스 리그1의 파리 생제르망(PSG) 등 굵직한 팀에서 러브콜을 보내왔다.

지금의 뮌헨이라면 김민재는 차라리 이적을 선택하는 게 옳은 선택으로 보인다. 라인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전술 특성상 뮌헨은 수비진이 더 비판받을 수밖에 없는 전술 구조다. 뮌헨은 모든 선수가 공격에 치중하며 공격진에게 좋은 판을 깔아주지만, 그렇다고 공격수들이 날카로운 결정력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수비 진영과 공격 진영의 전반적인 균형을 추구하는 리버풀이나 PSG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떠나는 게 맞는 판단으로 보인다.

김민재의 몸값이 3500만 유로까지 낮아진 지금이 적기다. 낮아진 몸값으로 리버풀의 예산 부담이 급감했다. 리버풀은 김민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우승을 차지하던 시절부터 그에게 주목해왔다.

리버풀이 김민재를 영입한다면 이는 버질 반다이크의 대체자로 활용할 의도다. 33세인 반다이크는 출전 시간을 적절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 또다른 리버풀의 중앙 수비수 이브라히마 코나테는 계약 마지막 해에 있어 떠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리버풀 주전 수비수 듀오는 김민재와 반다이크다.

김민재가 리버풀로 떠나 나폴리 시절의 경쟁력을 보여주며 반등할 수 있을지 여름 이적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