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NC의 정규시즌 경기는 연장 10회말 잠시 중단됐다.

상황은 이러했다. NC가 7-6으로 앞선 10회말 이원석과 루이스 리베라토가 연속 볼넷으로 출루해 무사 1, 2루를 만들었다. 문현빈이 초구를 건드려 1루 앞 땅볼 타구를 만들었고 그사이 2루 주자 이원석이 3루까지 향해 1사 1, 3루가 됐다.

뒤이어 노시환도 류진욱의 초구를 건드렸고 타구는 우측 외야로 향해 2루수 박민우가 처리했다. 문제는 이때 발생했다. 3루 주자 이원석이 홈으로 득점을 시도하자, 뜬공 타구를 잡은 박민우가 홈으로 송구하려다 공을 뒤로 흘렸다.

이 공을 뒤에 있던 우익수 한석현이 잡아 곧장 홈으로 뿌렸다. 그 사이 이원석은 여유 있게 홈인. 1루 주자 문현빈은 이원석의 홈인 후 2루로 향했다. 이때 한화 더그아웃에서 박차고 나왔다. 노시환의 뜬공을 박민우가 송구하려는 과정에서 놓쳤기 때문에 아웃인지 세이프인지 비디오 판독을 통해 확인하려 한 것. 심판진은 박민우의 포구와 송구 동작은 별개로 봤다. 이원석의 득점도 3루 베이스 리터치 후 이뤄졌기에 인정. 따라서 노시환은 2루수 희생플라이 1타점을 올린 셈이 됐다.

여기서 박민우가 분노를 참지 못했다. 박민우는 심판진을 향해 다가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라고 소리쳤고 진종길 수석코치와 김한별이 그를 말렸다. 쉽게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박민우는 글러브를 땅바닥에 패대기치며 심판 설명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NC의 항의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원석의 홈인 후 포수 김형준이 손을 들어 타임을 요청했고 황인권 주심은 이를 받아줬기 때문. 타임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문현빈의 2루 진루는 인플레이 상황이 아니었다.

박기택 주심도 이를 다른 심판들의 설명으로 인지하고 "루심은 타임을 안 했는데 주심에게 확인한 결과 포수가 타임을 외친 상황이었다. 그걸 모르고 타임을 안 한 줄 알았다"며 "문현빈 선수를 다시 1루에 놓고 경기를 재개하겠다"고 정정했다.

어렵게 재개된 경기에서 두 팀은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김태연이 초구를 건드려 포수 파울플라이 아웃되고 11회도 양 팀 모두 무득점에 그치면서 4시간 40분의 혈전은 7-7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이로써 한화는 46승 2무 33패로 롯데(45승 3무 35패), LG(45승 2무 35패) 등 2위권과 1.5경기 차 선두를 유지했다. NC는 36승 5무 38패로 8위.

한화 외국인 타자 리베라토가 5타수 4안타 1볼넷 1득점으로 가장 도드라진 활약을 했다. 2번 타자 및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리베라토는 1회 첫 타석에서 중앙 담장 상단을 맞히는 대형 2루타를 터트렸다. 몇 ㎝만 높았어도 넘어가는 홈런성 타구.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3회말 선두타자로 나와서도 중전 안타로 가볍게 멀티히트에 성공했고, 4회말에는 바뀐 투수 최성영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쳤다. 6회말 좌완 김영규에게는 가볍게 밀어쳐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폭발시켰다. 이후 연장 10회말에는 공 8개를 골라 볼넷으로 출루해 선구안도 보여줬다. 그밖에 리드오프로 나선 이원석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볼넷 3득점 활약으로 팀을 패배에서 구해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