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베이스코치들을 칭찬해야 한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이 올 시즌 가장 자주 하는 말 중 하나가 주루코치 칭찬이다. 김경문 감독이 추구하는 발야구가 올해 한화에 완전히 스며들면서 관련 질문들이 나올 때마다 김경문 감독은 “내가 아니라 베이스코치들이 한 것이다. 코치들 칭찬하는 기사를 못 봤다. 우리 코치들 칭찬 좀 많이 해달라”며 김재걸 3루 코치, 추승우 1루 코치를 계속 칭찬해왔다. 

9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김경문 감독은 또 같은 말을 했다. 전날(8일) 한화전 1회 나왔던 고급 야구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였다. 

8일 경기에서 한화는 1회 1번 타자 이원석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루이스 리베라토의 유격수 땅볼 때 KIA 박찬호의 포구 실책이 나와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3번 중심타자 문현빈이 2구째 갑자기 번트 동작 취했다가 배트를 거둬들였다. 

문현빈의 기습 번트 동작에 KIA 3루수 패트릭 위즈덤이 홈으로 달려들었다. 이때 3루가 빈틈을 놓치지 않고 2루 주자 이원석이 3루로 뛰었다. KIA 포수 김태군이 3루 송구하려고 했지만 베이스가 비어있어 한 번에 던지지 못했다. 

김태군의 송구가 3루로 한 템포 늦게 들어갔고, 위즈덤이 뒤로 물러서며 공을 잡고 태그를 시도했지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간 이원석이 살았다. 시즌 15호 도루. 계속된 무사 1,3루에서 문현빈의 우측 몬스터월을 직격하는 1타점 2루타가 터지며 한화가 1-1 동점을 만들었다. 

미리 준비하고 연습된 작전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베이스코치들 칭찬을 많이 해야 하는 것이다. 연습을 한 부분인데 그걸 경기에서 할 수 있다는 건 (이)원석이도 그만큼 센스가 늘었다는 것이다”며 칭찬했다. 

이원석은 문현빈과 함께 올 시즌 팀 내 최다 15개의 도루를 성공하고 있다. 도루 실패는 단 2개로 성공률이 88.2%에 달한다. 지난해까지 5시즌 통산 도루 성공률 73.0%에 그쳤지만 올해는 빠른 발에 센스가 더해져 성공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주루코치들의 조언과 함께 꾸준히 경기 경험을 쌓은 이원석의 센스도 향상된 결과다. 

한 베이스 더 전진하는 공격적인 주루는 이제 한화에 완전히 자리잡았다. 타격 기복이 심한 한화이지만 6할대 승률을 기록 중인 것은 타선이 안 터지는 날에도 적극적인 주루를 통해 점수를 짜낸 덕분이다. 

김경문 감독은 “베이스러닝은 열심히 해야 한다. 맨날 잘 쳐서 이기기 어렵다”며 “어제는 우리가 모처럼 편안했는데 (8회 패트릭 위즈덤에게) 만루 홈런을 맞아서 뒤가 조금 어려웠다. 어제 경기는 오늘 준비 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는 KIA 좌완 선발 양현종을 맞아 이원석(우익수) 루이스 리베라토(중견수) 문현빈(좌익수) 노시환(3루수) 채은성(1루수) 이진영(지명타자) 하주석(2루수) 최재훈(포수) 심우준(유격수) 순으로 내세웠다. 선발투수는 엄상백이다. 

전날 5이닝 3실점으로 시즌 7승째를 거두며 전반기를 마친 문동주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내야수 박정현이 상무 전역 후 처음으로 등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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