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박재엽(19)과 KIA 성영탁(21) 두 살 터울 부산고 배터리는 이번 시즌 KBO리그 1군 무대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성영탁이 데뷔 후 17.1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구단 기록을 갈아치웠다. 포수 박재엽은 짧은 1군 경험 뒤 감독에게 극찬을 받았다. 포수 출신 김태형 롯데 감독은 박재엽을 향해 “19살 때 양의지보다 낫다”고 했다.그 둘이 나란히 올스타 무대에 오른다. 박재엽이 퓨처스 올스타로 11일 먼저 출격한다. 성영탁은 이튿날 1군 올스타로 나선다. 팀 동료 애덤 올러와 윤영철이 잇따라 부상 낙마하면서 성영탁이 대체의 대체 선수로 감독 추천을 받았다.박재엽은 “6월에 1군 올라와서 몇 경기 하고 나서 영탁이 형이 전화로 ‘진짜 많이 컸다’고 하더라. 그래서 ‘형이 저보다 더 많이 크신 것 같습니다’고 답했다”고 웃었다. 나이는 두 살 차이지만, 성영탁이 유급을 해서 프로 입단은 1년 차이다. 박재엽이 부산고 2학년으로 처음 주전 마스크를 썼을 때, 성영탁이 3학년 에이스로 활약했다. 박재엽은 “영탁이 형 공 진짜 많이 받았는데, 컨트롤이나 볼끝은 그때도 엄청 좋았다. 지금은 구속까지 좋아져서 더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박재엽은 2025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34순위로 롯데 지명을 받았다. 1군에서 벌써 8경기를 경험했다. 고졸 포수치고 이례적으로 1군 경험이 빨랐다. 박재엽은 “후반기쯤 어쩌면 올라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훨씬 더 빨랐다”고 말했다. 박재엽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전날 두산전에도 선발로 나갔다.롯데는 포수 출신에 KBO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이 사령탑이다. 엄하기로 소문난 감독이기도 하다. 박재엽은 김태형 감독은 어땠느냐는 말에 “처음에 포스는 확실히 무서웠는데. 지내면서 정말 착하시다(?)고 많이 느꼈다”고 답했다. 예상을 한참 벗어난 단어 선택에 취재진 사이 웃음이 터졌다. 어떤 부분이 그렇게 느껴졌느냐고 재차 묻자 박재엽은 “어제도 스타팅으로 나갔는데, 6회였나 7회였나 더그아웃에 있는데 등 뒤로 갑자기 에어컨 바람이 들어오더라. 돌아보니까 감독님이 에어컨 바람을 제 쪽으로 틀어주셨더라. 놀라서 얼른 고개 숙여서 ‘감사합니다’ 인사를 드렸다”고 말했다.물론 명포수 출신 감독 아래에서 야구하는 만큼 부담도 크다. 박재엽은 “당연히 부담스럽지만, 어쨌든 1군에서 결과를 내야 하는 만큼 최대한 결과를 잘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배운 것도 많다. 박재엽은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는 표적도 좀 낮게 잡아주고, 그렇게 공을 유도해야 하는데 제가 계속 가슴 쪽 똑같은 위치에 미트를 대고 있었다. 그런 부분을 포함해서 감독님이 많은 걸 가르쳐 주셨다”고 말했다.짧은 기간이지만 데뷔 시즌부터 바로 1군 투수들의 공을 받아본 것도 행운이다. 박재엽은 롯데 1군 투수 중 가장 받기 어려웠던 투수를 꼽아달라는 말에 좌완 홍민기(24)를 꼽았다. 박재엽은 “민기 형은 그냥 직구가 아니고 약간 커터성이지 않으냐. 좌완이 던지는 커터도 처음 받는데 구속까지 150㎞가 넘으니 정말 받기 어렵더라”고 말했다.박재엽의 남은 시즌 목표는 분명하다. 최대한 1군에 오래 붙어 있는 것이다. 빠르게 1군에 자리를 잡고 싶고, 팬들에게 자기 이름을 각인시키고 싶다. 이제 고졸 신인이지만 꿈이 분명하다. 박재엽은 “프로에 오기 전부터 모든 구단 팬분들이 이름을 다 아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 그렇게 하려면 더 많이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포부를 밝혔다.대전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