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뉴욕 양키스 코디 벨린저가 자신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한 '친정'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최초의 기록을 작성하며 비수를 꽂았다.

벨린저는 12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브롱스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홈 맞대결에 중견수,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3홈런) 6타점 3득점으로 폭주했다.

지난 2013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124순번으로 LA 다저스의 지명을 받은 벨린저는 2017년 처음 빅리그에 입성했다. 벨런저는 데뷔 첫 시즌부터 39개의 홈런을 폭발시키며 신인왕 타이틀을 획복했고, 2019년에는 내셔널리그 MVP로 선정되는 등 승승장구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2020년 세리머니를 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뒤 성적은 급격하게 추락했다.

이에 벨린저는 2022시즌이 끝난 뒤 다저스에서 논텐더 방출되는 아픔을 맛봤다. 이에 컵스가 손을 내밀었고, 벨린저는 2022년 26홈런 97타점 20도루 타율 0.307 OPS 0.881로 부활했다. 이에 컵스는 부활의 신호탄을 쏜 벨린저에게 3년 8000만 달러의 계약을 안겼는데, 벨린저는 지난해 130경기에서 18홈런 78타점 타율 0.266 OPS 0.751로 다시 추락했다. 이에 컵스가 움직였다.

컵스는 지난해 벨린저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고, 이에 벨린저는 양키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리고 12일 벨린저가 '친정'과 맞붙었는데, 비수를 제대로 꽂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벨린저는 10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위업을 만들어냈다.

이날 벨린저는 1회말 1사 1루의 첫 번째 타석에서 컵스 선발 크리스 플렉센을 상대로 중견수 뜬공을 기록하며 경기를 시작했다. 플렉센은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前 두산 베어스' 출신. 그런데 두 번째 타석부터 벨린저의 타격감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1-0으로 앞선 3회말 1사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벨린저는 플렉센의 3구째 커브를 공략,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폭발시켰다. 시즌 14호 홈런.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벨린저는 3-0으로 앞선 5회말 컵스의 바뀐 투수 케일럽 틸바를 상대로 2구째 하이 패스트볼에 다시 한번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밀었고, 이 타구 또한 우중간 담장을 넘어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연타석 홈런. 타구속도 102마일(약 164.2km), 비거리 376피트(약 114.6m)로 측정됐다.

벨린저는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조던 윅스를 상대로 비거리 353피트(약 107.6m) 짜리의 홈런성 타구를 다시 한번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때 우익수 카일 터커가 벨린저의 홈런 타구를 훔쳐냈는데, 이에 벨린저가 아예 타구를 잡을 수 없게 만들었다. 8-0으로 앞선 8회말 1사 1루에서 다시 만난 윅스를 상대로 벨린저는 2구째 슬라이더를 잡아당겼고, 이날 세 번째 홈런을 작렬시켰다.

이는 고스란히 메이저리그 최초의 역사로 연결됐다. 'MLB.com'의 사라 랭스에 따르면 친정을 상대로 한 경기 3홈런을 친 것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벨린저가 유일했던 것이다. 네 번째 타석에서 홈런성 타구가 터커에게 잡히지 않았다면, 친정 상대 한 경기 4홈런의 위업까지도 쓸 뻔했다.

이날 벨린저의 활약에 양키스는 컵스를 무려 11-0으로 완파했고, 파죽의 5연승을 이어가는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