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홍명보 감독을 향한 한국 언론들의 반응을 일본 매체가 조명했다. 해당 기사를 본 일본 축구 팬들은 홍명보 감독 지도력의 문제가 아닌, 양국 축구계의 상반된 구조가 이런 결과를 냈다고 봤다.

일본 매체 ‘풋볼 채널’은 18일(한국 시각) 홍명보 감독을 향한 한국 언론들의 분위기를 살폈다. 한일전 경기 양상과 홍명보 감독의 경기 후 기자회견 내용을 돌아본 이 매체는 한국에서 홍명보 감독 해임론이 떠오르고 있다고 짚었다.

홍명보 감독은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이후 극심한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대회 3백 전술을 택하며 중국과 홍콩전 각각 3-0, 2-0으로 잡았다. 그러나 운명의 한일전에서 0-1로 무너지며 대회 우승에 실패했다.

안방에서 우승을 내준 홍명보 감독은 곧바로 도마 위에 올랐다. 기존 전술을 농익혀도 모자랄 판에 플랜 B를 준비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 떠오르기도 했다. 일본을 상대로 이렇다 할 내용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한국 축구 팬들은 크게 실망했다. 홍명보 감독을 향한 비판 여론이 극에 달했다.

이를 본 일본 축구 팬들은 감독에게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고 전했다. 한 네티즌은 “홍명보 감독은 일본 축구가 왜 강해졌는지 객관적으로 분석했다. 홍명보 감독은 그래도 무패로 월드컵 본선을 이뤘다”라며 “정교하진 않더라도 하려고 하는 축구는 나쁘지 않다. 솔직히 지금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선수층과 협회의 차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다른 네티즌 역시 “두 나라 차이는 구조적인 문제다. 감독이 바꿀 문제가 아니다”라며 “일본 구단들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해외로 내보내지만, 한국 구단은 그렇지 않다. J리그는 리그 개혁도 꾸준히 하고 있다. 그 결과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보여준 가와사키의 약진이었다”라고 반응했다.

실제로 J리그는 이번 여름에도 꾸준히 해외 이적이 이뤄지고 있다. 협회와 리그 차원에서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반기면서 여러 선수가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 중에는 토트넘 이적을 확정한 타카이 코타를 비롯해 이나무라 하야토, 후쿠다 쇼, 노자와 타이시 브랜든 등이 유럽으로 향했다. 일본 대표팀 승선을 위해 유럽 진출을 도모하는 선수가 늘고 있다.

워낙 해외파가 많다 보니, 모리야스 하지메(일본) 감독은 대표팀 명단을 꾸릴 때마다 고심이 깊다. 유럽 주요 국가 선수층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수준이다. 반대로 한국 선수층은 굳어져 있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같은 슈퍼스타들이 있지만, 이들을 보좌할 선수가 일본에 비해 한정적이다.

한국과 일본 축구 격차가 상당히 벌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번 동아시안컵에서도 패하면서 한일전 3연패라는 불명예도 얻었다. 아시아 축구 왕좌를 탈환하기 위해서는 한국 축구계에 뚜렷한 변화가 절실하다.

사진 = 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