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제 상대 투수들은 더이상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완전히 종이 호랑이 취급이다. 약점이 확실하게 드러난 탓이다. 이정후를 상대하는 투수들마다 바깥쪽 낮은 코스에 승부를 걸고 있다. 결과는 거의 대부분 투수의 승리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지 못한다면 이정후의 후반기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또 다시 무안타로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와 후반기 첫 경기에서 나란히 안타 1개씩 기록하며 2경기 연속안타로 잠시 희망을 보여줬지만, 3경기 연속 안타달성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이정후는 20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경기에 7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타격 면에서 전혀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며 팀의 3대6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정후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샌프란시스코는 4연패에 빠졌다.

이날 이정후는 3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유격수 직선타에 그쳤다. 토론토 좌완 선발 에릭 라우어를 만난 이정후는 볼 카운트 2B1S에서 4구째로 들어온 바깥쪽 커터(86.4마일)를 받아쳤다. 타구속도 92.3마일의 비교적 잘 맞은 타구. 하지만 방향이 하필 유격수 정면이었다. 이정후는 허탈한 표정을 지은 채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이어 5회초 2사 후 나온 두 번째 타석에서는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라우어는 철저하게 바깥쪽 코스로 승부를 걸었다. 이정후의 약점이 이미 다 공개됐다. 3개의 공은 모두 바깥쪽 낮은 코스로 던졌다. 초구와 2구 스트라이크에 이어 3구째 슬라이더. 조급해진 이정후는 무리하게 잡아당겼고, 타구는 결국 1루수 앞으로 힘없이 굴러갔다.

이정후는 3-4로 여전당한 8회초 다시 선두타자로 세 번째 타석에 나왔다. 상대 투수는 좌완 불펜 브렌든 리틀이었다. 리틀도 결정구로 바깥쪽 변화구를 던졌다.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너클커브(85.1마일)가 바깥쪽 낮은 코스로 들어왔다. 이정후는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이번에도 유격수 앞 땅볼에 그쳤다.

이정후가 나온 세 번의 타석에 공통점이 있다. 일단 타구가 모두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두 번째로 상대 투수들이 모두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했다. 스트라이크존 보더라인 근처에 들어오는 공은 구종을 막론하고 이정후가 잘 치지 못한다는 게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이렇게 확실한 약점이 드러난 이상 타격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좋은 먹잇감 취급을 받을 뿐이다. 이정후가 다시 반등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듯 하다. 이대로라면 타율은 2할대 초반으로 점점 수직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그 전에 마이너리그로 강등될 수도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