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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루서 번트 끔찍했다" 美 매체, LEE에 거센 비판... 1564억 스타에겐 자신감이 필요하다
만루 타석에서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병살 타구를 먼저 생각했다. 이틀 연속 멀티히트를 때리고 오라클파크의 높디높은 우측 담장을 넘길 뻔한 대형 타구를 날렸지만 현지 매체는 1억 1300만 달러(1564억원) 스타의 자신감 없는 플레이에 더 주목했다. 그리고는 거센 비판을 가했다.
이정후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펼쳐진 뉴욕 메츠와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 7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환히 웃을 순 없었다. 팀 타선이 9개의 안타를 때려내고도 단 1득점에 그치며 1-2로 뼈아픈 패배를 당했기 때문이다. 2연패에 빠진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선두에 7경기 뒤진 3위,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2경기 처진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이정후의 만루 번트 시도는 샌프란시스코의 트레이드 마감 시점 고민을 상징한다"는 제목의 기사로 이날 경기에서 나타난 샌프란시스코의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먼저 매체는 팀이 1-2로 끌려가던 9회말 이정후의 인상적인 대형 2루타 장면을 언급했다. "이정후는 9회말 동점 홈런을 칠 뻔했다. 그가 벽돌로 된 아케이드 구역에 때린 2루타는 MLB 대부분 구장(30개 중 29개 구장)에서는 담장을 넘었을 타구였다"며 "불운은 그 뒤에도 이어졌다. 이정후는 득점 기회를 눈앞에 두고 메츠 1루수 피트 알론소가 패트릭 베일리의 타구(기대 타율 0.730)를 점프해서 잡아내는 바람에 홈을 밟지 못했다. 이 한 방으로 자이언츠는 1-2로 패했다. 이게 이날 경기의 기본 요약"이라고 전했다.
그렇기에 이정후의 번트 장면은 더욱 곱씹어 볼만한 장면이었다. 양 팀이 0-0으로 맞선 4회말 1사 만루 기회에서 이정후가 타석에 나섰다. 앞서 2회 첫 타석에서 좌완 데이비드 피터슨을 상대로 간결한 타격으로 안타를 만들어냈지만 초구부터 누구도 예상치 못한 시도를 했다. 기습 번트를 통해 점수를 짜내는 선택을 한 것. 허를 찌르는 전략이었지만 결과는 파울이었다. 결국 이정후는 자세를 고쳐 타격에 나섰고 2루수 방면으로 타구를 보내며 병살타를 피하고 선취 타점을 올렸다.
그의 번트 시도는 어떻게든 점수를 내겠다는 절박함의 산물이었다. 이정후는 "땅볼을 치면 병살이 될 수도 있지 않나"라며 "그래서 갑자기 번트를 한 번 해볼까 생각했다. 1루수 알론소가 뒤로 물러나 있었고 그래서 기회가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파울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체는 이 1점이 이날 결과를 뒤집는 데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어떤 결정은 더 깊은 분석이 필요하다. 누구나 선수의 행동은 볼 수 있지만 볼 수 없는 것은 그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다. 이정후는 경기 후 그 순간 장타가 아닌 병살 타구를 먼저 상상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정후의 설명만 들으면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지만 디애슬레틱은 통계적 수치를 통해 이에 대해 반박했다. 하나는 상대가 좌투수였지만 이정후는 통상 좌타자가 좌투수를 상대로 약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역스플릿(reverse split) 기록을 써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정후는 올 시즌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0.276, OPS(출루율+장타율) 0.783을 기록, 우투수 상대 0.239, 0.685에 비해 더 뛰어난 생산력을 보였다.
예외적인 상황으로 "과거 투수가 타석에 섰던 시절, 혹은 정말 빠른 발을 가진 선수가 초경량 배트를 들고 나올 때, 아니면 자신감이 떨어진 선수나 시도하던 플레이"라고 전했다. 이정후는 앞의 두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즉, 그의 자신감 결여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이어 매체는 범위를 넓혀 2022년부터 올 시즌까지 4년 동안 총 5만 7675개의 만루 상황 투구 중에서도 번트 시도는 27번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늘 실패로 이어졌던 건 아니었다. 이 중 13차례 인플레이가 이뤄졌는데 번트 안타도 4차례 나왔지만 5번은 타점, 두 번은 수비 실책으로 인한 다득점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2022년 해당 상황에서 벤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던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가 만루 번트를 보고 폭소를 터뜨렸던 것을 상기시키며 "만루 상황에서 번트를 대는 것이 과연 좋은 선택일 수 있는지 의심된다면, 커쇼의 폭소가 그 해답이 될 것"이라고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현지 중계방송에서도 이정후가 번트를 실패한 뒤 올 시즌 구단별 만루 홈런 데이터를 자막으로 띄웠다. 공교롭게도 디애슬레틱과 마찬가지로 팀에 필요한 건 장타라는 걸 강조하는 듯한 느낌을 줬다.
매체는 버스터 포지 단장의 성향을 생각할 때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쉽게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기에 샌프란시스코엔 보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트레이드가 그 대책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성적을 내기 위한 보강 차원의 트레이드는 미래 자원 포기를 의미하기에 그 선택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에 대한 또 다른 대안도 제안했다. 매체는 "조금 더 넓은 시각에서 보면 자이언츠는 지금 절체절명의 기회(만루 찬스)에서 타석에 선 것은 아니다"라는 중의적인 표현과 함께 "하지만 일단 스윙을 하기로 결심했다면 결과에 제한을 둬서는 안 된다. 그리고 '운'이라는 요소는 그 무엇보다도 예측 불가능한 변수다. 어제의 라인드라이브 아웃이, 오늘의 경기 결정타가 될 수 있다"고 과감한 타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1564억원을 투자한 건 그만큼 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정후지만 롱런을 위해선 팀에서 그에게 기대하는 역할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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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별 팀순위
순위 | 팀 | 경기 | 승 | 무 | 패 | 승점 |
---|---|---|---|---|---|---|
1 | 리버풀 | 38 | 25 | 9 | 4 | 84 |
2 | 아스날 | 38 | 20 | 14 | 4 | 74 |
3 | 맨시티 | 38 | 21 | 8 | 9 | 71 |
4 | 첼시 | 38 | 20 | 9 | 9 | 69 |
5 | 뉴캐슬 | 38 | 20 | 6 | 12 | 66 |
6 | 에스턴 빌라 | 38 | 19 | 9 | 10 | 66 |
7 | 노팅엄 | 38 | 19 | 8 | 11 | 65 |
8 | 브라이턴 | 38 | 16 | 13 | 9 | 61 |
9 | 본머스 | 38 | 15 | 11 | 12 | 56 |
10 | 브렌트포드 | 38 | 16 | 8 | 14 | 56 |
11 | 풀럼 | 38 | 15 | 9 | 14 | 54 |
12 | 펠리스 | 38 | 13 | 14 | 11 | 53 |
13 | 에버튼 | 38 | 11 | 15 | 12 | 48 |
14 | 웨스트햄 | 38 | 11 | 10 | 17 | 43 |
15 | 맨유 | 38 | 11 | 9 | 18 | 42 |
16 | 울버햄튼 | 38 | 12 | 6 | 20 | 42 |
17 | 토트넘 | 38 | 11 | 5 | 22 | 38 |
18 | 레스터 시티 | 38 | 6 | 7 | 25 | 25 |
19 | 입스위치 | 38 | 4 | 10 | 24 | 22 |
20 | 사우샘프턴 | 38 | 2 | 6 | 30 |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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