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송성문을 탐냈던 구단들이 한둘이 아니다. 다년 계약 체결로 사실상 국내에서는 발이 묶였다.

키움 히어로즈 구단은 지난 3일 내야수 송성문과 6년 120억원 전액 보장 조건으로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송성문은 2026시즌이 끝난 후 FA 자격을 취득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키움이 이보다 1년여를 앞서 빠르게 다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2031년까지 키움에서 뛸 수 있는 장기 계약이 완성됐다.

사실 송성문은 타팀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가 본격적으로 야구에 눈을 뜬 것은 지난해. 풀타임 내야수로서 조금씩 경험치를 쌓아가던 그는 작년 142경기를 뛰면서 타율 3할4푼에 179안타 19홈런 104타점 21도루의 성적을 올렸다.

팀이 꼴찌였던 것을 감안하면, 송성문의 '몬스터 시즌'이었다. 지난해 정규 시즌 MVP를 수상한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워낙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3루수 골든글러브에 각종 상을 휩쓸면서, 같은 포지션인 송성문이 상대적으로 빛을 덜 봤지만 분명 커리어의 정점에 올랐다.

올 시즌도 초반 약간의 부침이 있었지만, 금새 극복한 송성문은 지난해 못지 않은 활약을 공-수-주에서 보여주고 있다.

당연히 그를 탐내는 구단들이 많았다. 트레이드를 원하는 구단도 여럿 있었다. 키움이 박동원, 조상우, 최원태 등 핵심 선수들을 최근 수년간 계속해서 트레이드를 해왔기 때문에 생긴 단순 뜬소문만은 아닌, 실제 수요가 있었다는 뜻이다.

송성문 영입에 관심을 보였던 몇몇 구단은 실무진 사이에서 트레이드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종 카드가 오갈 정도로 성사 단계에 오른 거래는 없었다. 키움도 송성문을 당장 트레이드 카드로 내놓을 의지가 크게 없었다.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도 있고, 당장 선수단 리더 역할을 하고있는 송성문이 빠진다면 키움 역시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송성문 트레이드에 관심이 있었던 A 구단 관계자는 "여러 면에서 재능이 뛰어난 선수라 탐이 많이 난다. 그런데 트레이드 카드 맞추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다"며 여러 차례 아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트레이드 제안을 하지는 않았더라도, 조용히 송성문의 FA 자격 취득을 기다리는 구단들도 있었다. 송성문은 2루와 3루 수비가 가능한 내야 요원인데 장타력과 도루 능력까지 갖췄다. 지난해에는 출루율도 4할을 넘겼다. 만약 팀 성적까지 받쳐준다면 30-30도 노려볼 수 있는 유형의 타자를 영입한다는 전제 하에 팀 전력이 업그레이드될 수밖에 없기 ��문이다. 송성문이 2026시즌이 끝나고 FA로 풀린다면, 해외 진출이 아니고서야 국내 타팀 이적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키움은 그간 내부 대형 FA에 큰 지출을 하지 않았었다.

때문에 복수의 구단들이 송성문이 시장에 나올 경우, FA 영입전에 뛰어드는 것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년 계약 체결로 이 모든 가능성이 사라졌다. 타 구단들은 아쉬워했다. 물론, 키움에게는 무척 씁쓸한 현실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