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합니다!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대기실

NEWS

지도자 대신 ‘예능 진출’하는 야구선수들, 왜?

  • 2025-08-17
  • 1
기사 전문 이동하기

‘바람의 아들’ 이종범(54)은 KBO리그 정규시즌이 한창인 6월27일 KT 코치직을 사임했다. JTBC 방송이 제작하는 야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위해서였다. 1994년 MVP에 오른 이종범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고 선수 중 하나로 꼽힌다. 많은 야구 팬은 그라운드가 아닌 TV 화면을 택한 이종범의 선택에 일종의 상실감을 느꼈다.

하지만 ‘계약기간 중 퇴단’이라는 돌발 상황을 제외하면 슈퍼스타 야구선수가 프로 지도자의 길을 걷지 않는 건 딱히 이상한 일이 아니다.

프로야구 원년 MVP는 OB 투수 박철순이었다. 이후 42년 동안 매년 MVP가 탄생해왔다. 외국인과 현역 선수를 제외하면 모두 18명이다. 원년부터 1986년까지 MVP 수상자 5명 중 이만수·김성한·선동열 등 3명이나 감독이 됐다. 박철순과 1984년 수상자 최동원도 ‘미래의 감독’으로 꼽혔다. 하지만 박철순은 팀 내 항명 사건, 최동원은 선수협회 설립을 주도해 구단의 기피 대상이 됐다.

1987년 MVP 장효조도 최동원과 같은 경우다. 하지만 장효조는 현역 은퇴 뒤 코치로 10년, 스카우트로 4년을 프로야구 현장에서 보냈다. 1991년 MVP 장종훈은 프로에서 15년, 1993년 수상자 김성래는 20년을 프로야구 코치로 뛰었다. 이종범도 코치 경력이 9년이다. 원년 6개 구단으로 출범한 프로야구에서 감독 자리가 워낙 귀하기도 했다. 올해 두산에서 물러난 이승엽은 2012년 이만수 이후 11년 만에 등장한 역대 네 번째이자, 마지막 ‘MVP 출신 감독’이었다.

감독은 적었어도, 슈퍼스타 야구선수가 은퇴 뒤 프로야구 지도자의 길을 걷는다는 건 오래된 ‘상식’이었다. 김상호(1995)와 구대성(1996) 정도가 예외적이다. 김상호는 현역 은퇴 뒤 사업가의 길을 걸었고, 구대성은 오스트레일리아(호주)로 이민을 떠났다. 구대성은 호주에서 U15 대표팀 감독과 프로야구단 코치·감독을 지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MVP 출신 지도자’는 수상 연도 기준으로 2005년 수상자 손민한이 마지막이다. 이대호(2010년)와 윤석민(2011년)은 현역 은퇴 뒤 지도자 유니폼을 입지 않았다. 대신 이종범이 최근 택한 길처럼 방송 활동(인터넷 포함)을 더 활발히 한다.

프로야구단 코치의 ‘낮은 연봉’은 스타플레이어에게 ‘진입장벽’이 된다. 이종범이 2011년 KIA에서 은퇴할 때 연봉은 1억9000만원이었다. 일본프로야구(NPB) 주니치 시절을 제외하더라도 커리어 최고 연봉은 5억원. 하지만 이종범이 2012년 한화와 첫 코치 계약을 할 때 연봉은 5000만원이었다. 지금도 수준은 크게 다르지 않다. 2018년은 KBO가 마지막으로 코치 연봉을 〈가이드북〉에 공개한 해다. 전해 우승 팀 KIA에는 코칭스태프 26명이 등록돼 있었다. 우승을 이끈 김기태 감독의 연봉은 5억원. 하지만 코치 중에선 1억4200만원이 최고액이었다. 도합 7명만 연봉 1억원을 넘겼고, 이 중 두 명은 외국인 코치였다.

구단에도 이유가 있다. 프로야구단에서 코칭스태프는 지속적으로 확대돼왔다. 원년 6개 구단은 감독 1명, 코치 2명씩을 뒀다. 2007년에는 8개 구단이 평균 12.9명을 고용했고, 10개 구단 체제인 올해는 29.9명으로 늘어났다. 과거보다 고용이 훨씬 늘었다. 그래서 1인당 인건비를 늘리기 어렵다. ‘코치의 능력’을 평가하기가 어렵다는 난점도 있다. 한 전직 프로야구단 단장은 “코치 평가 틀을 갖추려 했지만 프런트에서 전문 영역을 평가하기가 쉽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좋은 코치는 좋은 선수를 만난 코치”라는 게 야구계의 오래된 속설이기도 하다. 여기에 KBO리그에서도 기술 코칭과 컨디셔닝, 전력 분석 등 여러 영역이 전문화·과학화되면서 코치 개개인의 능력보다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MVP 감독’이 드물어지는 건 KBO리그에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1982년 이후 메이저리그 양대 리그에서 MVP를 수상한 뒤 은퇴한 선수는 모두 47명이다. 이 가운데 메이저리그 감독을 지낸 이는 돈 매팅리, 라인 샌버그, 커크 깁슨 등 딱 3명이다. 메이저리그는 KBO리그보다 구단 수가 훨씬 많다는 점에서 실질적 감독 전환율은 더 낮다. 메이저리그 구단 코치 경력자도 9명에 불과하다. 경력이 길지도 않다. 타격코치로 각각 16시즌, 7시즌을 보낸 테리 펜들턴과 윌리 맥기가 오히려 특이한 경우다. 전설적인 도루왕 리키 헨더슨과 휴스턴의 슈퍼스타였던 제프 배그웰의 코치 커리어는 반 시즌씩에 불과하다. 메이저리그 최초의 MVP 8명 중 5명(타이 콥, 트리스 스피커, 월터 존슨, 에디 콜린스, 조니 에버스)이 은퇴 뒤 감독을 지냈다는 점과 대조적이다. 감독이 되지 못한 세 명 중 한 명은 현역 선수로 뛰다 사망한 제이크 도버트였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낮은 급여’가 이 현상의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현역에서 은퇴한 선수는 대개 마이너리그에서 코치 일을 시작한다. 미국의 취업 관련 사이트인 글래스도어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마이너리그 코치 대다수는 4만7000달러(약 6520만원)~8만400달러(약 1억1150만원) 수준 연봉을 받았다. 메이저리그로 올라가면 더 늘어난다. 급여가 상대적으로 높은 보직인 투수코치는 20만 달러(약 2억7750만원)~36만 달러(약 5억원) 선이다. 미국 물가 기준으론 박봉이다.

그래서 슈퍼스타들이 은퇴 뒤 구단과 관계를 맺는 방식은 예전과 다르다. 스프링캠프 단기 인스트럭터로 뛰거나 구단 자문역을 맡는다. 2012년 내셔널리그 MVP 버스터 포지처럼 아예 친정 구단 지분 일부를 사들인 뒤 운영 담당 사장을 맡는 경우도 있다.

NPB는 어떨까. 1982년 이후 현역에서 은퇴한 양대 리그 MVP는 모두 38명(외국인 제외)이다. 감독은 14명으로 전환율이 36.8%에 이른다. KBO리그(22.2%)나 메이저리그(6.4%)보다 훨씬 높다. 하지만 코치는 18명(47.4%)으로 메이저리그(19.1%)보다 높지만 KBO리그(66.7%)보다는 떨어진다.

이는 감독의 인기와 영향력이 큰 리그 문화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 재일동포 출신으로 유명한 가네모토 도모아키나 아라이 다카히로처럼 코치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감독 지휘봉을 잡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2024년 12개 구단 감독 중 7명이 연봉 1억 엔(약 9억4000만원)을 넘었다. 반면 코치 연봉은 1000만 엔(약 9400만원) 전후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퍼시픽리그 구단은 그보다 낮다.

그런데 전에 없던 현상이 있다. 1990년 퍼시픽리그 MVP 노모 히데오는 1995년 메이저리그 LA 다저스로 이적해 ‘노모마니아’를 일으켰다. 노모부터 NPB MVP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은퇴한 선수는 모두 11명이다. 이 가운데 NPB 구단 코치나 감독으로 뛴 선수는 지난해 세이부 감독에서 해임된 마쓰이 가즈오 단 한 명이다. 마쓰이 히데키는 요미우리의 감독직 제안을 거절했고, 스즈키 이치로는 학생 야구선수들을 순회 지도한다. 지난해 은퇴한 와다 쓰요시는 소속 팀 소프트뱅크 구단의 어드바이저를 맡고 있다.

“명선수는 명감독이 될 수 없다”라는 야구 속설이 있다. 지금은 명선수 출신 감독 자체가 드물어졌다. 하지만 반드시 나쁜 일만은 아니다. 프로야구에서 매니징과 코칭이 스타플레이어 출신 한두 명의 맨파워에 의존하지 않는,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미·일 프로야구가 공히 겪고 있는 변화이기도 하다. 슈퍼스타들은 프로야구단 코치가 아닌 방식으로도 대중에게 야구를 어필할 영역이 있다.

최민규 (한국야구학회 이사) editor@sisain.co.kr

댓글[0]

댓글쓰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종목별 팀순위

순위 경기 승점
1 리버풀 38 25 9 4 84
2 아스날 38 20 14 4 74
3 맨시티 38 21 8 9 71
4 첼시 38 20 9 9 69
5 뉴캐슬 38 20 6 12 66
6 에스턴 빌라 38 19 9 10 66
7 노팅엄 38 19 8 11 65
8 브라이턴 38 16 13 9 61
9 본머스 38 15 11 12 56
10 브렌트포드 38 16 8 14 56
11 풀럼 38 15 9 14 54
12 펠리스 38 13 14 11 53
13 에버튼 38 11 15 12 48
14 웨스트햄 38 11 10 17 43
15 맨유 38 11 9 18 42
16 울버햄튼 38 12 6 20 42
17 토트넘 38 11 5 22 38
18 레스터 시티 38 6 7 25 25
19 입스위치 38 4 10 24 22
20 사우샘프턴 38 2 6 30 12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를 즐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