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권혁준 기자 = "오늘은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원치 않는 '체중 감량'을 겪었던 KIA 타이거즈 오선우(29)가 이렇게 말하며 웃어보였다. 팀을 승리로 이끈 역전 3점포와 함꼐 전 구단 상대 홈런까지 달성한 그는 오랜만에 즐거운 식사를 기대했다.

오선우는 29일 경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6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1홈런) 1득점 3타점 1볼넷로 맹활약, 팀의 10-1 승리의 주역이 됐다.

오선우는 이날 5회초 팀의 '노히트'를 깨는 첫 안타를 때린 데 이어, 1-1로 맞선 6회초엔 우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홈런을 때렸다.

그는 KT전 홈런으로 전 구단 상대 홈런(시즌 10번째)의 진기록도 썼다.

오선우는 경기 후 "팬들이 얘기해주셔서 전 구단 상대 홈런을 알게 됐다"면서 "상대 투수(패트릭 머피)의 퀵모션이 빨라 빠르게 준비하자는 생각을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배명고와 인하대를 졸업하고 2019년 KIA에 입단한 오선우는 지난해까지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1군보다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기에 지난해 팀의 통합 우승에도 함께 웃을 수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 잠재력을 꽃피우고 있다. 4월부터 기회를 얻은 그는 주전 선수로 자리를 잡았고 팀에 없어선 안 될 타자가 됐다.

오선우는 "개막 무렵 코치님들이 '이제 위에서 해야 하지 않겠냐'고 하셨는데, 그 말대로 됐다"면서 "조금 힘들어질 때마다 그 생각을 하려고 한다. 최대한 열심히 해서, 사라지지 않고 TV에 더 많이 나오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구단 유튜브에서 '많이 먹어도 살이 빠진다'고 해 팬들의 걱정을 사기도 했다. 원래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이기도 하지만, 1군에서의 스트레스도 적지 않은 원인이었다.

오선우는 "요즘엔 먹는 게 줄어서 한 14㎏ 정도가 빠진 것 같다"면서 "후반기엔 야구를 너무 못해서 입맛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래도 오늘은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내년 시즌부터는 체중 유지에 대한 대비도 많이 해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후반기 들어 잠시 주춤했던 오선우는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전반기에 했던 것처럼 단순하게 접근한다는 생각이다.

오선우는 "상대 팀에서 분석하면서 나 스스로 생각이 많아지고 망설여지게 됐다"면서 "감독님께서 생각을 덜어내고 기죽지 말라고 하셨고, 그때 이후로 다시 부딪쳐보자는 생각으로 임한다"고 했다.

시즌 14홈런에 전 구단 상대 홈런을 기록한 오선우는, 홈런보다는 안타와 출루에 더 포커스를 맞춘다고 했다.

그는 "나는 홈런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홈런 보다는 안타와 출루가 더 욕심난다"면서 "일단 올 시즌은 100안타(현재 99안타)를 목표로 하고, 홈런 욕심은 내 자리가 확실해지면 그때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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