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무의 오디세이〕  "저는 지금 정말 허탈합니다. 솔직히 제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서 모든 것을 했었습니다."

'셔틀콕 여왕' 안세영(23·삼성생명)이 라이벌 천위페이(27·중국)에게 져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 달성에 실패한 뒤 자신의 SNS를 통해 이렇게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30일 프랑스 파리의 아디다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챔피언십(개인전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단식 4강전에서 4위 천위페이한테 15-21, 17-21로 져 동메달에 만족했습니다.

승승장구하던 안세영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충격적인 패배였습니다. 지난 2023년 코펜하겐 세계선수권 챔피언으로 2연패를 노렸지만 천위페이에 막혀 분루를 삼켜야 했습니다.

안세영은 31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는데 "천위페이 선수, 훌륭한 경기였어요. 결승에서도 행운을 빕니다"라며 상대에 대한 칭찬과 결승에서의 선전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말도 남겼습니다.

"경기장에서, 그리고 멀리서 저를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음 깊이 고맙습니다. 저는 더 완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안세영은 이번 패배로 천위페이와 상대전적에서 13승14패로 다시 열세에 놓이게 됐습니다.

지난 1월 말레이시아오픈(슈퍼 1000)을 시작으로, 인도오픈(슈퍼 750), 오를레앙 마스터스(슈퍼 300), 전영오픈(슈퍼 1000), 인도네시아오픈(슈퍼 1000), 일본오픈(슈퍼 750)까지 6개 대회를 제패하는 등 절정의 기량을 보여준 안세영이었기에 이번 패배는 더욱 뼈아팠다고 할 수 있습니다.

BWF에 따르면, 안세영은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mixed zone) 인터뷰에서는 "오늘 경기력이 최고는 아니었던 것 같고, 실수하는 게 두려웠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제가 어리석게 경기한 것 같아요. 실수를 할까 두려워했죠. 세계선수권을 위해 준비는 정말 잘했어요. 대회 전에 최선을 다했는데, 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요. 지금은 정말 슬픕니다. 시작부터 길을 잃었어요. 랠리를 이어가고, 경기를 통제할 방법을 찾지 못했어요…요약하자면, 제 클리어도, 스매시도, 타이밍도 …모든 게 엉망이었어요. 그러니 결국 한순간에 모든 걸 잃은 것 같네요."

안세영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 앞서 지난 7월26일 열린 2025 중국오픈(슈퍼 1000) 여자단식 4강전 때 세계 3위 한웨(중국)와 맞섰으나 무릎 부상 때문에 2게임 중 기권한 바 있습니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 대비한 고육지책이었는데, 재활에 성공해 세계선수권 2연패 도전에 나선 것입니다. 

[기사제보 tennis@tennis.co.kr]

▶ 테니스코리아 쇼핑몰 바로가기

▶ 테니스 기술 단행본 3권 세트 특가 구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