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손흥민(33, LA FC)의 MLS 홈 데뷔전이 아쉽게 패배로 막을 내렸다. '신생팀' 샌디에이고 FC가 '무자비함'을 앞세워 LAFC를 무너뜨리며 뜨거운 분위기를 차갑게 식혔다.

손흥민은 1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FC와 미국 메이저 리그 사커(MLS) 맞대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홈 데뷔전이었다. 손흥민은 최전방에서 분투했으나 결과는 1-2 패배.

지난달 7일 LA FC 이적 후 3경기 치렀지만, 모두 원정에서 뛰었다. 직전 경기 댈러스와 맞대결에서 환상 프리킥 골을 넣었던 그는 2경기 연속골 사냥에 나섰지만 이번 샌디에이고와 맞대결에서는 끝내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MLS는 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샌디에이고 FC가 손흥민의 홈 데뷔를 망쳤다"라며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 소식을 상세히 전했다. 경기장은 손흥민의 첫 홈 출격을 축하하려는 팬들로 가득 찼다. 만원 관중이 뜨겁게 환호했지만 결과는 1-2 역전패였다.

경기 초반은 LA FC의 흐름이었다. 손흥민과 데니스 부앙가가 전방을 휘저으며 상대를 몰아붙였고, 결국 선제골까지 터뜨리며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그러나 샌디에이고는 흔들리지 않았다.

MLS에 따르면 미키 바라스 샌디에이고 감독은 "손흥민의 홈 데뷔로 전기가 흐르는 듯한 분위기가 될 걸 알았다. 하지만 이런 경기는 두 박스 안에서 얼마나 '무자비'하느냐가 중요하다. 큰 블록, 수비 액션이 없으면 이길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샌디에이고는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반전을 이끌어냈다.

동점골은 이르빙 로사노의 발끝에서 나왔다. 그는 드라이어의 패스를 받아 골망을 흔들며 흐름을 바꿨다. 이후 승부의 마침표는 드라이어였다. 후반 추가 득점을 기록하며 샌디에이고의 극적인 역전승을 완성했다. 이날 1골 1도움을 올린 드라이어는 MLS 공격포인트 단독 선두(14골·18도움, 총 32개)를 지켰으며, 리오넬 메시(29개, 인터 마이애미)를 따돌리고 MVP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 팀 동료 CJ 도스 산토스 골키퍼는 경기 후 "MVP는 드라이어다. 숫자와 경기력이 증명한다"라며 강하게 밀어줬다.

이번 승리는 단순한 1승이 아니었다. 샌디에이고는 창단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MLS 확장팀 최다승(17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 또한 원정 7연승으로 리그 단일 시즌 최다 원정 연승 타이 기록까지 만들었다. 더불어 LA FC와 LA 갤럭시를 상대로 시즌 스윕을 달성하며, 캘리포니아 라이벌 상대 전적에서 5전 전승을 기록했다.

MLS에 따르면 드라이어는 "시즌 시작부터 특별한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 오늘 승리는 우리가 캘리포니아 최고의 팀임을 보여줬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는 손흥민의 홈 데뷔전이라는 상징성이 컸다. 토트넘을 떠나 LA FC에 합류한 뒤 원정 무대에서 연이어 존재감을 보여준 그는 첫 홈 무대에서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어 했다. 경기 전부터 부앙가와 손흥민의 공격 조합이 리그 최고 득점 듀오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지만, 정작 무대를 장악한 건 샌디에이고의 드라이어와 로사노였다.

손흥민의 홈 데뷔전은 아쉽게 패배로 끝났지만, MLS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신생팀 샌디에이고가 만들어가는 돌풍, 그리고 손흥민·부앙가 콤비가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가 올 시즌 리그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