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송성문은 내년에 없을 수도 있는데…

결국 키움 히어로즈의 올 시즌 외국인타자 농사는 완전한 실패, 폭망으로 돌아갔다. 야시엘 푸이그가 40경기서 타율 0.212 6홈런 20타점 17득점 OPS 0.625를 남기고 일찌감치 짐을 쌌다. 그리고 루벤 카디네스도 86경기서 타율 0.253 7홈런 42타점 33득점 OPS 0.702에 그쳤다.

키움은 지난 1일 “카디네스가 8월14일 인천 SSG 랜더스전서 주루 플레이 중 상대 송구에 왼쪽 새끼손가락을 맞은 후 통증이 지속돼 1일 병원검진을 받았다. 검진 결과 새끼손가락 근위지절부위 미세 골절이 확인됐고 약 3주간 휴식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와 엔트리에서 말소될 예정이다”라고 했다.

카디네스가 약 2주간 새끼손가락 통증을 참고 뛴 것도 놀랍지만, 결국 키움은 믿었던 두 외국인타자들에게 완전히 발등을 찍히고 말았다. 지금부터 3주간 휴식은 시즌아웃을 의미한다. 정확히 3주만에 돌아오면 이달 말 몇 경기에 나갈 수는 있다. 그러나 이미 2026시즌을 바라보고 경기를 하는 상황서 카디네스를 무리하게 복귀시킬 이유가 없다.

키움은 푸이그를 3년만에 복귀시키고,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에서 태업 논란이 있던 카디네스를 품으면서 합계 50홈런 이상 기대했다. 최근 수년간 팀의 장타력이 워낙 떨어졌다. 선발진의 아킬레스건을 알고도 모험을 걸었다. 그만큼 푸이그와 카디네스의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그러나 푸이그는 일찌감치 실패 판정이 났고, 카디네스는 출산휴가를 위해 고향 미국에 다녀온 뒤 좀처럼 타격감이 오르지 않았다. 8월에 타율 0.316 2홈런 14타점으로 반등했으나 이미 팀은 나락으로 향한 이후였다. 살아났다고 해도 팀이 기대한 홈런이 적었다.

결국 푸이그와 카디네스는 올해 단 13개의 홈런을 합작하고 씁쓸히 팀을 떠나게 됐거나 떠나기 일보 직전이다. 이는 올해 홈런 1위를 달리는 르윈 디아즈(삼성, 43홈런)의 3분의 1을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대체 외국인타자 스톤 게렛의 2홈런을 더하면 15홈런으로 디아즈의 3분의 1을 약간 넘어서게 된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은 투수친화적 구장이다. KBO리그에 입성해 투수들, 리그 환경에 적응하기에 바쁜 외국인타자에게 벽이 하나 더 있는 셈이다. 키움도 이를 감안해 경력직을 선택했으나 결과적으로 대실패로 돌아갔다.

교훈은 명확하다. 외국인선수는 투수 2명, 야수 1명이 진리다. 내년에 아시아쿼터가 도입된다. 대부분 구단이 투수를 뽑을 전망이다. 그러나 어차피 크게 기대하지 않는 시선도 여기저기서 감지된다. 아시아쿼터 도입으로 외국인선수를 타자 2명, 투수 1명으로 세팅할 구단이 얼마나 될까.

키움은 내년 외국인타자 1명을 똘똘한 선수로 뽑아야 한다. 근래 은근히 경력직을 많이 뽑았는데, 이젠 과감하게 새로운 선수에게 손을 뻗을 때도 됐다. 정확성과 클러치능력을 겸비한 로니 도슨 정도가 아니면 뉴 페이스를 찾는 게 맞다. 송성문이 내년에 매이저리그에 갈 가능성도 있는만큼, 내년 외국인타자 선발에 더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