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가 구단과의 면담에서 보직 변경에 동의했다. 팀을 위해서라면 어떤 역할도 해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지난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팀 간 14차전에 앞서 "벨라스케즈는 불펜으로 써보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1이닝 정도를 부담 없이 던질 수 있는 상황에 내보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벨라스케즈는 2025시즌 후반기 롯데의 승부수였다. 롯데는 올해 22경기 123⅓이닝 10승5패 평균자책점 3.65으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던 터커 데이비슨을 지난달 초 방출, 벨라스케즈를 영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벨라스케즈는 메이저리그 통산 191경기 763⅔이닝 38승5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88로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다. 부상과 수술, 재활로 작년과 올해는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2025시즌 트리플A에서 81⅔이닝 5승4패 평균자책점 3.42로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줬다.

롯데는 벨라스케즈 영입 당시 3위를 달리고 있던 가운데 데이비슨보다 벨라스케즈가 팀 전력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데이비슨의 이닝 소화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

그러나 벨라스케즈는 롯데 합류 이후 6경기 24이닝 1승4패 평균자책점 10.50으로 전혀 보탬이 되지 못했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단 한 차례도 없었고, 대부분 난타 당했다. 

벨라스케즈는 특히 지난 13일 사직 SSG 랜더스전에서 ⅔이닝 5피안타 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5실점이라는 충격적인 기록을 남겼다. 롯데가 불펜 총동원과 타자들의 분전 속에 12-11 역전승을 따내기는 했지만 벨라스케즈는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벨라스케즈 본인도 한국에서 거듭되는 부진이 답답했는지 김태형 감독에게 면담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롯데는 일단 운영팀장이 벨라스케즈와 대화를 진행했다.

김태형 감독은 "벨라스케즈가 내게 면담을 요청했다. 우리 운영팀장이 선수와 먼저 얘기를 했다"며 "벨라스케즈 본인이 뭐라도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또 "벨라스케즈가 여기 와서 뭐가 좀 안 되다보니까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물었다고 들었다"며 "결국은 멘탈이다. 공이 안 좋은 건 아닌데 초반 밸런스에서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지니까 계속 부담을 느끼고 던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벨라스케즈는 일단 불펜 전환 후 첫 등판에서도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지난 16일 롯데가 3-6으로 뒤진 6회말 2사 1루에서 등판, ⅔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벨라스케즈는 첫 타자 강민호에 안타를 내줘 상황이 2사 1, 2루로 악화됐다. 후속타자 양도근을 삼진으로 처리, 일단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벨라스케즈는 롯데가 4-6으로 뒤진 7회말 선두타자 김지찬을 중전 안타로 1루에 내보내면서 고전했다. 후속타자 김성윤을 1루수 땅볼로 잡아냈지만, 1루 주자 김지찬이 2루까지 진루하면서 1사 2루 실점 위기에 몰렸다.

롯데 벤치는 투수를 윤성빈으로 교체, 어떻게든 실점을 막고자 했다. 그러나 윤성빈이 구자욱에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벨라스케즈의 자책점이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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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