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끔찍한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다르더라".

PSG는 6일(한국시간) 프랑스 릴 스타드 피에르 모루아에서 열린 2025-2026시즌 리그1 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릴과 1-1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무승부로 PSG는 5승 1무 1패(승점 16)로 리그 선두 자리를 지켰다.

이날 경기의 숨은 주인공은 이강인이었다. 그는 시즌 첫 풀타임을 소화하며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전술 구상 속 중심축으로 활약했다. 부상으로 중원이 붕괴된 상황에서 엔리케 감독은 18세 캉탱 은장투, 19세 세니 마율루와 함께 ‘젊은 라인’을 가동했다. 그 사이 이강인은 중원의 리더로서 빌드업과 공격 전환을 모두 책임졌다.

전반전엔 안정적인 경기 조율에 집중했다. 낮은 위치에서 볼을 배급하며 어린 선수들의 실수를 커버했고, 후반전 들어선 좀 더 전진 배치돼 공격 전개에 직접 관여했다. 박스 근처에서는 과감히 슈팅을 시도하며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비록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그의 경기력은 수치로 증명됐다.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강인은 패스 성공률 96%(64/67), 드리블 성공률 100%(2/2), 롱패스 성공률 88%(7/8), 지상 경합 성공률 75%(3/4), 볼 터치 82회를 기록했다. 중원에서 ‘안정감의 상징’으로 불릴 만한 퍼포먼스였다.

놀라운 건 프랑스 현지 반응의 변화다. 프랑스 해설가 피에르 메네스조차 이강인의 활약을 인정했다. 경기 후 ‘풋01'에 따르면 그평소 이강인에 대해 비판적인 그마저 인정하는 활약을 펼쳤다.

메네스는 “워렌 자이르-에메리가 오랜만에 단단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내가 평소 ‘끔찍한 선수’라 불렀던 이강인조차 이번엔 매우 성실하게 뛰었다. 활동량이 많았고 공간을 잘 찾아 들어갔다. 전진 패스가 조금 더 많았으면 좋겠지만, 모든 걸 다 바랄 순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솔직히 경기는 지루했지만, 하키미·비티냐·멘데스가 들어오면서 팀의 얼굴이 바뀌었다. 특히 이강인은 중원에서 활력을 불어넣으며 리듬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피에르 메네스는 과거 프랑스 대표 해설가로 활약했지만, 성추행 논란 이후 방송계를 떠나 유튜브를 통해 독설가로 활동 중이다.

PSG 경기를 자주 다루며 이강인을 향해 “의미 없는 선수”라거나 “왼발밖에 없는 특혜 선발”이라고 비판해 온 인물이다.

지난해 12월 쿠프 드 프랑스 64강전 이후엔 “이강인의 플레이엔 아무 의미가 없다. 그의 왼발은 하키미에게 공을 보내는 용도일 뿐”이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부상으로 비티냐, 자이르-에메리 등 주축 미드필더들이 이탈한 상황에서도 이강인은 팀을 이끌며 완성도 높은 경기 운영을 선보였다. 전술적으로 ‘연결고리’ 역할을 맡아 중원에서 리듬을 조율하고,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로 팀을 안정시켰다.

그 결과, 평소 ‘이강인 혹평가’로 불리던 메네스조차 “성실했고, 공간 활용이 좋았다”며 손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강인은 여전히 PSG 내에서 절대적인 주전 자리는 아니다.

하지만 매 경기 주어진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며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부상자 속출 속 엔리케 감독의 신뢰가 두터워지고 있고, 현지 언론들도 “PSG 중원에서 점점 없어선 안 될 자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적응 실패’ ‘전술 부적합’ 등의 꼬리표가 붙었지만, 지금의 이강인은 다르다. 수비 가담, 빌드업, 전진 패스까지 고루 수행하며 PSG 시스템 안에서 완전히 녹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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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PSG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