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3)에게 완패하고도 미소를 지어 보인 왕즈이(24, 중국)를 향해 거센 비판이 쏟아지자, 중국 현지 칼럼이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여자 단식 세계 랭킹 2위 왕즈이는 26일(한국시간) 프랑스 세송 세비녜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에게 0-2(13-21, 7-21)로 무참하게 패했다.

왕즈이는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 19일 덴마크오픈 결승에서도 안세영에게 0-2(5-21, 22-24)로 무릎을 꿇으면서 일주일 만에 또 다시 결승 무대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왕즈이는 안세영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올해만 9개의 국제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린 안세영의 제물이었다. 이제 2승만 더 추가하면 일본 남자 단식 전설 모모타 겐토가 보유한 BWF 단일 시즌 최다우승(11회) 타이기록까지 도달하게 되는 안세영이다.

경기 직후 왕즈이는 안세영이 네트 너머로 내민 손을 잡으며 웃어 보였다. 또 시상대에 올라서도 안세영과 활짝 웃으며 만족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일부 중국 팬들은 왕즈이의 이런 태도에 불편한 모습을 보였다. 왕즈이가 지고도 미소는 보인 것을 두고 "상대가 너무 압도적인 기량을 보이자 스스로 체념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실제 이날 왕즈이와 안세영의 경기 시간은 42분에 불과했다.

그러자 중국의 한 칼럼니스트는 27일 중국 시나스포츠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왕즈이를 욕하는 팬들은 그녀를 오해하고 있다. 왕즈이가 웃은 건 체념이 아니라 상대의 인품을 존중한 것"이라며 "왕즈이는 결코 무기력한 선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칼럼니스트는 "현지 기자들의 보도에 따르면 왕즈이는 안세영에게 예의를 보인 것이지,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다"면서 "안세영은 인품이 좋고 중국 선수들에게도 항상 예의 바른 태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천위페이의 부상 상태를 걱정하는 등 따뜻한 면모를 보여왔다"면서 "안세영은 매우 '착하고 매너 있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결승전에서도 두 선수는 관계가 돈독함을 보여줬다. 경기 후 안세영은 왕즈이와 악수하며 정중히 인사했고, 왕즈이의 몸 상태를 물으며 걱정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부 '악플러'들이 비난을 퍼붓는 동안, 실제로 왕즈이의 피로를 걱정해준 사람은 바로 안세영이었다. 심지어 안세영은 왕즈이에게 저녁 식사 초대까지 제안했다"고 밝혔다.

실제 안세영은 경기 후 자신의 SNS에 "세 번째 프랑스오픈 타이틀을 얻었다. 같이 경기해 준 왕즈이 선수께 감사드린다. 다음에 제가 저녁 쏘겠다"며 코트 밖에서는 국경을 넘어선 품격있는 우정을 나누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 칼럼니스트는 "이런 맥락을 보면 왕즈이가 왜 경기 후 웃었는지 설명된다"면서 "안세영은 좋은 친구이자 실력으로 우승을 차지한 훌륭한 선수라 그녀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인상을 쓰거나 냉담한 태도를 보이는 게 오히려 예의에 어긋났을 것"이라고 자국 악플러에 일침을 놓았다.

하지만 칼럼은 마지막에 "물론 세계 2위인 왕즈이는 이제 정신적 강인함과 경기 중 대응력, 전술 운용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면서 "안세영에게 7연패를 당한 건 변명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왕즈이의 경기력을 따끔하게 지적하기도 했다. /letmeout@osen.co.kr